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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이야기

어제 저녁에 잠시 외출을 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바람이 많이 불더니 빗방울이 조금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새벽이 되니 비가 제법 내렸습니다. 쏟아지는 비는 아니지만 30분 가까이 계속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건기인데 비가 내리니 조금 이상한 날씨가 아닌가 생각되지만 먼지가 많은 공기를 깨끗하게 하고 시원하게 해 주어서 너무 반가운 비입니다. 그래서 열 수 있는 문을 모두 열어서 환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곳 시간은 새벽 4시 입니다. 빗소리에 일찍 잠이 깨어서 집안의 더운 공기를 환기시키면서 컴퓨터를 열었습니다. 사실 요즈음은 언어공부에 쫓기는 편입니다. 단어, 문장, 문법 등 양이 점점 많아져서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일기도 주말에 한번 쓰고 있습니다. 그 동안에는 자주 글을 올렸는데 요즈음은 자주 글을 올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요즈음의 생활은 이전과 크게 변화된 것은 없습니다. 월-금요일에는 매일 아침 7시 반에서 9시까지 프놈펜대학에 가서 캄보디아어를 배웁니다. 이제 한 주일 후면 1단계가 마치고 4월 1일 부터는 2단계가 시작됩니다. 캄보디아어를 배운 후에는 바로 호산나학교로 가서 8,9학년 한국어를 가르칩니다. 점심시간에는 30분 가량 2,3학년 어린이 7-8명에게 리코드를 가르치고 교무실에서 공부를 하다가 7교시 자습시간에 4학년 8명에게 리코더를 가르칩니다. 작년 11월 말부터 시작한 아이들이어서 이제는 리코더를 제법 잘 부릅니다.

작년에는 성탄절 발표회 때문에 고요한 밤, 기쁘다 구주 오셨네, I wish your merry Christmas를 가르쳤고 올해에는 캄보지아 국가와 앞으로 앞으로, 도레미송을 가르쳤습니다. 도레미송은 내림 나장조 8분 짜리 곡인데 다장조 4분 정로로 편집해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에델바이스, 휘파람 폴카(체코 민요) 할아버지의 헌 시계, 아름다운 베르네(스위스 민요), Amazing Grace 등을 계속 가르쳐 보려고 합니다.

욕심은 엘토 리코더도 한번 가르쳐보고 싶은데 아이들이 손이 작지만 몇 명 정도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소프라노 리코더는 도 아래의 음이 없으니 부르고 싶어도 못 부르는 곡이 많습니다. 가스펠 송인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많이 부르는데 아이들이 가르쳐 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도 아래의 라와 시 음을 소리낼 수 없으니 부르는데 재미가 없습니다. 엘토 리코더는 가능하지요.

프놈펜에 있는 국제교회(ICA)에서 두 달에 한 번 달란트 쇼가 열립니다. 캄보디아에 사는 외국인들과 현지인들이 솜씨를 겨루는 대회인데 모두 선교사들이 가르친 사람들이 출연하는 셈입니다. 가끔 한인교회의 청소년들도 출연하고 필리핀에서 온 선교사들이 출연할 때도 있습니다. 기타를 치며 찬양을 하거나 워쉽을 하거나 그룹 댄스, 합창, 민속춤 등으로 솜씨를 자랑하는데 제가 가르치는 리코더 합주단도 열심히 연습해서 가을쯤 출연을 할까 생각 중입니다.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음악도 배우지 않고 악기를 연주하는 일이 없는 캄보디아에서 깜짝 놀랄만한 일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여튼 아이들에게 리코더를 가르치고 함께 부는 것이 너무 신나고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송창식의 노래 ‘나는 피리 부는 사나이’ 를 늘 속으로 흥얼거리는가 봅니다.

이 어린이들 중에서 한 사람, 두 사람, 아내에게 맡겨 피아노를 가르치려고 합니다. 지금은 5학년 티어리엄 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곧 두 번째 어린이를 아내에게 맡기려고 합니다. 그리고 점점 더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리코더를 많이 가르쳐서 더 일찍 피아노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3학년 어린이 중에 현지인 목사의 아들인 사무엘이란 남자 어린이가 있습니다. 목사인 아버지가 호산나학교에 대한 소문을 듣고 아들을 입학시켰다고 합니다. 한 달 전 쯤에 2 달러짜리 리코더를 직접 사가지고 와서 배우고 싶다는 어린이였는데 마음이 끌리고 있습니다. 현지인 목사들에 대해서 선교사님에게 물었더니 목사의 사례로는 생활이 부족해서 대부분 다른 일을 한다고 합니다. 그 어린이에게 교회에 사람들이 얼마나 모이느냐고 했더니 50명 정도 모인다고 했습니다. 선교사님이 사역하는 교회와 선교사가 생활비를 주는 사역자들이 사역하는 교회는 말할 것도 없고, 현지교회들은 자립심이 부족해서 헌금이 적다고 합니다. 사무엘의 아버지 목사님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저의 언어공부가 향상되면 사무엘의 아버지가 사역하는 교회도 한번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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