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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이야기

5 8() 훌륭한 목사

 

캄보디아에 와서 알게 된지 3년이 되는 신학생이 있습니다.

최근에 목사 안수를 받고 프놈펜 근교에서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 주일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방문을 하였습니다.

점심을 먹으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는 여러 해 전에 한국에서 3년 동안 신학교에 다녀서

한국어도 꽤 잘하고 영어도 능통합니다.

 

그와 함께 나눈 대화 가운데 중요한 내용을 잠시 나누고 싶습니다.

 

한국의 한 장로님이 예배당을 건축하여

아담한 2층짜리 예배당에서 목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캄보디아 목사로서는 복이겠지요.

그러나 그의 말은 달랐습니다.

 

그는 건물을 원치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캄보디아 사람들이 예배당을 지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캄보디아 사람들도 복음을 받아들이고 말씀에 감동을 받으면

얼마든지 헌금도 하고 땅도 바쳐서 예배당을 지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예를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여러 해 전 신학교에 다닐 때에 어느 마을에 복음을 전하였는데

복음을 받아 들이면 매 주일 가서 말씀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어느 부인이 말씀에 감동을 받고 자기 땅을 바쳐서

예배당을 지었던 일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캄보디아에는 마을마다 큰 절이 있습니다.

그 큰 절을 국가에서 지어준 것이 아니고 모두 주민들이 돈을 바쳐서 지었듯이

예배당도 말씀에 은혜를 받으면 얼마든지 지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캄보디아 사람들이 스스로 예배당을 지어야 교회를 사랑하지

한국선교사들이 예배당을 지어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가 좋은 건물에서 목회를 하니

사람들이 그 건물이 자기 것인 줄로 안다는 것입니다.

목사님 교회, 목사님 예배당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건물을 잘 지어 놓으면 한국선교사가 큰 부자인 줄 알고

교회에 나올 때는 모두가 무엇을 얻으려고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손님들이 방문하면 우르르 몰리고

처음에는 무슨 기대를 하고 많이 모이고

차츰차츰 모이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실제 한국선교사들의 사역 현장이 그렇습니다. 

 

선교사가 지어준 예배당에서 목회하는 사역자들이 이런 불만을 토한다고 합니다.

선교사들은 좋은 차를 타고 다니고 좋은 집에서 살고 좋은 음식을 먹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고생하면서 살아야 하느냐?

그래서 힘들면 월급 많이 주는 NGO로 도망가는 예가 비일비재합니다.

(이런 현상은 선교사들의 입에서도 흔히 듣는 이야기입니다.)

 

그는 사명감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제자훈련을 해야 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사실 선교사와 함께 일하는 현지인 사역자들이 목회를 거의 할 줄 모릅니다.

심방도 전도도 양육도 훈련도 전무한 것이 캄보디아 교회입니다.

제가 캄보디아에 와서 가장 먼저 느낀 부분입니다.

그저 선교사를 통하여 생활비를 받고 교회를 관리하는 수준일 뿐입니다.

 

이런 식의 사역을 선교라 하며 수십 년을 해 왔습니다.

특히 여러 군데 예배당을 짓고 많은 사역자를 거느리고

그들을 관리 감독하는 선교사들을 대단한 선교사라고 자랑해 왔습니다.

(한국의 필리핀 선교가 그러했는데 캄보디아도 동일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캄보디아 교회는 전혀 자라지 않고 있습니다.

수많은 단기선교 팀이 캄보디아를 방문하지만

엄청난 돈만 쏟아 부을 뿐 실제적인 효과는 별로 없습니다.

(선교사들은 이 부분에서 정직해야 합니다. 한국교회에 호도하지 말아야 합니다.)

 

수만, 수십만 달러가 넘는 예배당 건축비며

20, 30명의 단기팀이 방문하는 경비, 적어도 수만 달러가 되는 돈만 생각해 본다면

캄보디아 사람들이 한국선교사나 한국의 단기팀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겠습니다.

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부자라고밖에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연히 교회에 나올 때에 무엇을 얻을까 기대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저의 생각이 아니라 캄보디아 목사의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와 한국선교사는

캄보디아 교회의 자립의 의지를 처음부터 완전히 싹을 잘라버리고

건물부터 짓고 시작하니 어떻게 캄보디아 교회가 자랄 수 있겠습니까?

그러고서는 캄보디아 사람들 국민성이 어떻다고 그들만 원망하고 있으니

이렇게 한심한 일이 어디에 있습니까?

 

왜 한국선교사나 한국교회는 이런 식으로 계속 선교를 하는 걸까요?

이것이 참 궁금합니다.

한국에 온 선교사들을 철저히 3자 원칙을 고수하며

한국교회의 자립을 추구했는데

왜 한국교회와 한국선교사는 왜 애초부터 자립의지를 꺾어버리고

물량공세와 예배당 건축으로 선교를 시작하는 것일까요?

왜 방학 때마다 엄청난 경비를 들여 선교비전여행이라며 동남아를 누빌까요?

이제는 생각도 방법도 바뀔 법도 한데 어찌 여전할까요?

 

언제까지 한국교회는 가시적인 성과를 빨리 보기를 원하고

언제까지 선교사는 한국교회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본래의 사명에 소홀히 할 것인지?

보면 볼수록 안타까운 마음만 더해갈 뿐입니다.

 

캄보디아 젊은 목사는 한국선교사들의 방법이 옳지 않다는 것을 잘 아는데

한국선교사는 여전히 그 방법을 고수하고 있으니

좀 심한 표현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언제까지 한국교회는 갑이요 한국선교사는 을이 되고

한국선교사는 또 다른 갑이 되고 현지 사역자와 현지 교인들은 또 다른 을이 되어

갑의 주문에 따라 눈치껏 처신해야 하는지?

 

제가 만난 캄보디아 목사를 훌륭한 목사라고 하는 이유는

다른 사역자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250달러 이상의 사례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은 150달러에 만족해 하며 열심히 사역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목회하는 교회가 아름답게 부흥하여

그가 원하는 대로 자신들의 힘으로 자신들의 예배당을

지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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