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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 갈말사진관서 퍼옴




김양규 장로님글





하나를 보면 하나만 안다



콩꽃과 팥꽃의 색깔을 물으면
흔히들 콩꽃은 노랗고 , 팥꽃은 붉을거라 말한다.
그건 콩이 노랗고 팥이 붉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콩꽃은 붉고, 팥꽃은 노랗다.

세계유행을 지배하는 파리 패션은 사실은 여자 옷에만 국한된 것인데도,
우리는 남자 옷도 파리 모드를 최고로 생각한다.
서양속담에서, '파리의 남자 옷'이라고 하면 가장 형편없다는 뜻인데도 말이다.

한새 꼬리의 색깔을 물으면 모두가 검다고 한다.
이는 한새의 검은 두 날개가 꼬리를 덮고 있어서 그리 보이는 것이지, 실은 그 꼬리는 희다.

우린 흔히 글을 쓰는 인텔리라 하면,
키가 크고 얼굴이 창백하며 안경을 코끝에 걸치고
줄담배를 뻑뻑 피워대는 이미지를 그리기 좋아한다.

그래서 나처럼, 키도 그리 크지 않고, 비쩍 마르지도 않았으며,
줄담배도 피울 줄 모르고, 얼굴도 붉으스레한
그런 사람이 안경을 코위에 바짝 올려서 쓰고 있으면 배신감을 느낄 수 있다.
아마 분개해하면서 다시는 그 글을 안읽으려 할지도 모른다.

우린 또 운동선수라 하면 공부는 못했을거라고 물어보지도 않고 단정해버린다.
그래서 운동선수이면서 우등생인 사람을 보면 이해를 못한다.
마치 콩꽃이 어떻게 붉을 수 있느냐 라며 갸웃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고려시대의 충신 포은 정몽주가 있다.
그에게 사람들이 세가지 과실(過失, 허물)을 꼬집어댔다.

하나는, 술을 너무 많이 마신다는 것과,
또 하나는, 색을 너무 밝힌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값비싼 물건들을 너무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포은 정도의 인격자라면 당연히 술도 적당히 절제할 것이고,
색은 절대 안밝힐 것이며,
값비싼 물건 따위엔 눈도 주지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때문이리라.


우린 이렇게 한 부분에 신뢰하면 인격 전체를 믿어주는데 인색하지 않다.
우리 민족 고유의 후한 인심일게다
한부분을 불신하면 인격전체를 불신하는 일도 있고..


하나를 보면 하나만 아는데,
우린 하나를 보고 열을 아는 것처럼 말한다.

한 부분만 보면 한 부분밖에 모르는데,
우린 한 부분을 보고도 마치 전체를 다 아는 것처럼 얘기한다.

사람은 그런 존재다.
매이저 파트가 있는가 하면 형편없이 약한 마이너 파트도 있다.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되지 않는 그런 구석이 있다.

그래서 사람은 모른다.
그래서 이제 어쩌면,
사람은 하나를 보면 하나를 아는 존재가 아니라,
아무리 봐도 그 속내를 모르는 존재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그랬던가.
사람은 믿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사람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주어야 할 대상이지 믿고 의지할만한 대상이 아니라고 했나 싶다.

나이가 들수록 느낀다.
그 말이 맞다는 것을, 옳다는 것을,
내 한몸 믿고 맡기고 의지할 수 있는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그분밖에 없는 것임을,

사람은 아무리 그럴듯해도
가까이 다가가보면 허점투성이이고, 실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하나를 보면 열을 알기는 커녕 하나도 제대로 알 수 없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불안정한 존재임을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욱더 절감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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