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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게시판

-해달 갈말갤러리서 퍼옴-




김양규한의원 -김양규장로님글-



사흘



얼마전에 몹시 흥분되는 일이 있었다.
당장이라도 만나서 퍼부어주고 싶었다.
정말 바로 만났으면 무슨 사단이 나도 났을게다.

그런데..
하나님이 안만나게 해주셨다.
아니, 정확히 말한다면 못만나게 해주셨다.

그래서 사흘이 지났다.
사흘 동안 기도를 많이 했다.
매일 하는 기도, 사흘이라는 시간이 있었으니 본의든 아니든 기도 많이 할 수밖에..

그리고 만났다.
하지만 사흘전의 상황과는 달랐다.
내가 많이 안돈되어 있었고 흥분하지도 않았다.
차근차근, 조조히 말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웃으며 해결했다.
오해도 풀고, 용서할 것은 용서하고.. 그렇게 마무리했다.

그러면서 느꼈다.
사흘이 중요하다고.
사흘이라는 시간이 지나야 한다고.

갑자기 예수님의 십자가 부활이 생각난다.
왜 사흘일까.
하필이면 왜 무덤에 사흘을 머무셨을까.
바로 다음날 부활하셔도 되고,
아니면 한 두어달 뒤에 부활하실 수도 있으셨을텐데..

그러고보니
사흘이 적당한 시간인 것같다.
어떤 문제가 생기고,
그 문제가 진화되고 걸러져서 감정까지 다스려지는데는 최소한 사흘은 걸리나 보다.
하나님이 그래서 사흘을 허락하신게 아닐까.

이번에 좋은 교훈을 하나 받았다.
아무리 화나고, 황당하고 답답한 일이 생겨도
곧바로 만나서 말하지 말라고.


말이라고 할 때마다 야고보서가 생각난다.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했다.(약3:6)

불이 태우듯, 모든 것을 태우듯
혀를 놀림으로 모든 것을 태워버릴 수 있다.
깡그리, 흔적도 안남기고 한순간에 재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불이기 때문이다.
불의 힘을 가진, 불의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겁난다.
막말을 할까봐, 불을 쏟아낼까봐 두렵다.

야고보 3:2의 말씀이 생각난다.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그래서 적어도 사흘, 사흘은 기도하고 만나라고.
그러면 실수하지 않는다고,
큰 실수는 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예수님이 무덤에 사흘을 머무셨듯이
때론 우리에게도 사흘정도의 고통을 씹는 시간이 있어야 함을,
아무소리 않고 죽은듯이 기도하고 있어야 할 사흘이 있어야 함을,
그래야 그 후에 멋진 부활이 기다리고 있음을 온몸으로 체험해 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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