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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텐


-해달 박영욱님글=





해태에서 만든 청량음료 써니텐은 자신이 가진 약점을 잘 극복한 사례에 꼽힙니다.
원래 써니텐은 과립수용성이 경쟁 제품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 물에 잘 녹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음료의 침전물이 바닥에 가라앉기 때문에 마시기 전
흔들어 섞어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흔들어 주세요." 라는 유명한 광고 캠페인은 그렇게 해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약점을 드러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리고 싶고, 뒷춤에 감추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하지만 어차피 감출래야 감춰지는 것이 아니라면 차라니 써니텐처럼 애교 섞인 실토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써니텐의 이 커머셜 캠페인은 이후 크게 성공을 거둬 오히려 경쟁사를 압도하게 됩니다.
약점이 오히려 장점이 된 케이스지요.
이후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더 이상 침전물이 생기지 않게 되었지만
그러나 써니텐 하면 아직도 '흔들어 주세요'로 기억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다지 밉지 않은 광고였지요.
무엇보다 용기와 약간의 모험이 필요한 전략이었지만요.

돌이켜 보면 성경에도 약점을 가진 인물들이 많았습니다.
이집트 왕을 설득해 자신의 민족을 구출해내야 하는 임무를 받은 모세는 말빨이 약했고,
여기저기 선교 여행을 다녀야 했던 바울은 몸이 부실했습니다.
예수님의 수제자로 발탁된 베드로도 믿음이 약해 결정적인 순간 세 번씩 주님을 부인했고,
하나님이 믿음 위에 세웠다는 다윗 왕도 더러 유혹에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하나님은 늘 우리의 그 약점 위에다가 집을 지으신다는 사실입니다.
모세가 만일 처음부터 달변가였다면 모르긴 해도 그는 아마 자신의 조리 있는 말솜씨에 기대려 했을
겁니다.
그의 눌변이야 말로 오히려 전적으로 하나님께 매달리게 만든 원동력이 되게 하였습니다.
베드로도 예수님을 부인하지 않고 처음부터 수제자답게 굳건히 자신의 믿음을 지켰더라면,
그는 이후 자신의 믿음을 거들먹거리면서 남들 앞에 자랑하고 다녔을런지도 모릅니다.
바울은 자신이 가진 고질병이 오히려 믿음을 더욱 고취시켰다고 스스로 고백합니다.
믿음의 왕 다윗도 유혹에 빠져 범죄하지 않았다면
아마 죄를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따로 체감할 기회가 없었겠지요.
바야흐로
그들이 가진 약점은 훗날 그들에게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드러내기 싫은 부끄러운 약점들을 하나 둘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마치 실력 좋은 광고 전문가처럼 그것을 사용합니다.
바로 약점을 기회로 사용하는 캠페인이지요.
내가 가진 약점들을 돌아봅니다.
꼭꼭 숨겨두고 싶었던, 부서지기 쉬운 연약한 것들입니다.
그것들을 끄집어 책상 위에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이것을 사용하세요 주님.
나를 들고 힘차게
'흔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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