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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말갤러리서퍼옴


해달-김양규-


초상화


초상화를 잘 그리는 화가가 있었다.
어느날 왕이 그 화가를 불러서 초상화를 하나 그려달라고 했다.

화가는 고민했다.
왕의 이마에 난 커다란 상처 때문이었다.

만약 그 상처를 그대로 그린다면
화가는 불경죄로 처형을 당할 것이고,
그렇다고 해서 상처없는 이마를 그린다면
거짓된 초상화라고 벌을 받을 것이니 말이다.

한참을 고민하던 그가 드디어 붓을 잡고 그림을 그렸다.
그 그림은 이랬다.
왕이 이마에 손을 대고 무언가 깊은 사색을 하고있는..
이마에 댄 손이 상처를 살짝 가렸음은 물론이다.

화가는 그 초상화를 왕께 바쳤고,
왕은 대만족을 했으며,
보는 사람들 모두도 다 즐거워했다는..

아침에 극동방송을 통해 들은 얘기다.
방송을 통해 진행자는 말했다.

화가처럼 고민하는 사람,
남의 상처를 가려주기 위해서 고민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
.

그 말을 듣고 무릎을 쳤다.
상처가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은 사실이요 진실이다.
그야말로 있는 것을 있다하고 없는 것을 없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안된다.
아무리 있는 것을 있다하고, 없는 것을 없다해도
그것때문에 상처를 받는 사람이 있다면 재고해야 한다.

고민해야 한다.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
어떻게 그 상처를 가려줄까,
어떻게 그 상처를 드러나지 않게 숨겨줄 수는 없을까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그게 사랑이다.
그게 진짜 사랑이다.

사실을 사실대로 표현하는 것은 진솔한 것같지만
사실은 사랑이 없는 행위에 다름아니다.

사랑은 더 깊이 생각하는 것,
사랑은 고민하는 것,
사랑은 상처를 가려주기 위해서 애써 땀흘려 고민하는 것이란 사실을
진지하게 묵상해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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