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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한 죄책감

해달-김양규장로님글-



죄책감에는 적절한 죄책감과 부적절한 죄책감이 있다.
적절한 죄책감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아주 귀한 선물이다.
죄를 회개하고 용서받아 하나님과의 관계를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부적절한 죄책감이 있다.
부적절한 죄책감은 병든 죄책감이라고도 하는데,
현재적으로는 이룰 수 없는 지향적 목표를 현재적으로 이루려 할 때 드는 죄책감을 말한다.

성경의 목표에는 현재적 목표와 지향적 목표가 있다.
현재적 목표는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할 목표이고,
지향적 목표는 지금 당장은 할 수 없는,죽을 때까지 이뤄가야 할 목표다.

우상숭배를 하지 않고, 간음하지 않으며,
도둑질이나 살인, 거짓말을 하지 않는 등은 지금 당장 해야 할 현재적 목표이다.

이에 비해 원수를 사랑하는 것은 지향적 목표다.
5리를 함께 가자고 하는 이에게 10리를 함께 가주는 것 또한 지향적 목표다.
겉옷을 달라고 하는 자에게 속옷까지 내어주는 것 또한 지향적 목표이다.
지금 당장은 그렇게까지는 할 수 없는, 평생을 두고 이루어야 할 목표이다.

지금 당장 눈앞의 형제도 미워죽겠는데,
원수마저도 사랑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은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
일생을 두고 이뤄가야 할 지향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많은 크리스천들이 이 사이에서 갈등한다.
지향적인 목표를 현재적인 목표로 오인하고,
지금 당장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
이것이 부적절한 죄책감이다.

이렇게 되면 신앙생활이 어려워지고 힘들어지고 곤혹스러워진다.
그렇게 순종하지 못했을 때에 하나님이 벌을 내리실 것같아
사랑의 하나님이 아닌 두렵고 공포스런 하나님으로 의식하게 되어
결국 신앙을 포기하기에 이를 수도 있다.
부적절한 죄책감이다.

또하나의 부적절한 죄책감은 시효가 지난 죄책감이다.
지난 날 엄연한 죄를 지었어도 하나님께 다 용서받고 해결되고 죄를 떠났는데,
그래서 그 죄의 문제는 이제 하나님도 기억조차 하지 않으시는데,
자꾸 그걸 붙들고 회개하는 어처구니 없는 죄책감이다.
이건 시효가 지난 죄책감으로 부적절한 죄책감이다.

부적절한 죄책감은 그 자체만으로도 신앙에 심각한 해독을 끼칠 수 있지만,
그것이 복음에 대한 다른 부적절한 이해와 그 사람의 성격적 특성과 연결될 때는
더 중한 합병증을 일으키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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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정신의학자 김진 선생의 신간 < 구원 이후의 여정은...>에 나오는 말이다.
그의 말은 갓난아이로 마무리된다.

예수님을 믿고 중생이 되는 것을 신앙의 완결이라 생각하면 안된다.
중생은 말 그대로 영적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즉, 시작이요 출발로, 이제 막 중생된 사람은 영적으로 갓난아이이다.

갓난아이는 바로 원수를 사랑할 수도 없고,
5리를 가자고 할 때 십리를 가줄 수도 없고,
오른쪽 뺨을 맞으면 왼쪽도 내어줄 수도 없다.
아직 어리기 때문이다.
아직 머나먼 성숙의 길을 걸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과정중에 있는 사람들이다.

중생한 그리스도인은 지향적 목표를 통해 현재의 자신의 위치를 안다.
실수하고 실패하고 또 좌절할 때마다 낙담하고 죄책감에 빠질 것이 아니라,
내가 이 정도밖에 못왔구나, 나는 아직 이런 상태구나 라고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과정중에 있다, 공사중에 있다.
아직 다 온 것이 아니고, 공사가 끝난 것도 아니다.

그리곤 허구의 자기, 공상적 자기가 아닌
현실적 자기를 하나님 앞에 그대로 올려드린다.

나는 이 정도밖에 안됩니다.
나는 현재수준이 이렇습니다.
이렇게 솔직하게 고백하고 도우심을 바란다.

그렇게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자.
성경에 나오는 이상적인 단어나 용어로 포장하지 말고,
그래서 결국 자기도 자기가 누군지 모르게 되는 변장이나 가면을 쓰지 말고,
솔직하게 진솔하게 나아가자.

그분의 책을 읽으며 위로를 받는다.
자칫하면 가면을 쓸, 위장으로 범벅이 될 나의 신앙, 정신세계를
정직하게 볼 수 있는 혜안을 뜨여주는 귀한 가르침이다.
한권의 책을 읽으며 머리가 맑아지는 기쁨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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