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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김양규장로님글-


배가 있는 그림이 하나 있다.
그림속의 배는 항구를 떠나 저만치 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그리 멀리 가지 못했다.
그래서 아직은 항구가 보이는 그림이다.

그림 속의 배는 나 자신이다.
배가 그동안 정박하고 있던 항구는 용서하지 못함으로 인해
내 정신이 증오에 묶여살던 지옥과 같은 삶이다.
그래서 항구는 지옥 항구다.

나는 이 지옥같은 항구를 떠나고 싶지만
항구에 내려놓은 닻을 거둬 올리려고 하지 않았기에 배는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런데 어느날 내가 용서하기로 선택하는 순간,
나의 배는 항구에 묶어둔 닻줄이 풀리면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긴 출항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항구가 보인다.
즉, 내가 용서의 선택을 했지만 아직도 내 감정은 가해자가 생각나고
그러면 또 분노가 올라오고 부정적 반응이 일어난다.

그래서 내가 속을 수 있다.
마치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하지만 아니다.
내가 용서하기로 힘들게 선택하는 그 순간
나는 분명 배의 닻줄을 푼 것이다.

배는 천천히 움직이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그 항구가 배의 시야에서 사라질 것이고
배는 새로운 항구, 소원의 항구에 도착할 것이다..
.
.

주서택 목사님의 책 < 마음에 숨은 속사람의 치유 >에 나오는 이야기다.
그는 말한다.
" 용서는 과연 어떤 것인가.
용서란 감정적 작업이 아니라 결단의 작업이며
의지적으로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해 선택하는 것이며,
이제 새로운 곳을 향해 긴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다."

.
.

그래 그렇다.
용서했던 자가 다시 미워질 수도 있다.
왜냐하면, 항해를 하는 배는 파도를 만나기 때문이다.
파도 때문에 심하게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잔잔해진 줄 알았던 감정이 파도를 만나 갑자기 요동을 칠 수 있지만,
주님을 계속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물결은 잠잠해지고
주님은 내가 바라던 소원의 항구로 인도해주신다.

한권의 책을 읽으면서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용서..
용서는 감정이 아니라 의지라는 것,
용서를 해도 아직은 항구가 보인다는, 지옥의 항구가 보인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의지를 다지고 주님께 나아가야 한다는 것,

그러면 때가 되매 자연스레 희망의 항구, 전혀 다른 항구에 안착하게 된다는 것,
그게 용서라는 것을 깨우쳐주는 멋진 말을 조조이 묵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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