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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말갤러리서 퍼옴


강적

해달-김양규장로님글-



강적에게서 문자가 왔다.
' 시간있나. 차나 한잔 하자.
신도시 온김에 '

이런 문자였다.
강적이었다.
강적에게서 온 문자였다.

강적은 피하라고 했다.
내힘으로 감당이 안되는, 내 사랑으론 품을 수 없는 강적은 피하라고 했다.

괜히 만나서 번아웃되지 말고,
미리미리 지혜롭게 피하라고 했다.

그것도 한시적이다.
나의 용량이 커질 때까지, 그 강적을 품을 수 있을 때까지
그때까지는 만나지도 말고 생각하지도 말라고 했다.
다음에 예스를 하기 위해 지금은 노를 하라고 했다.

크리스천은 모든 사람을 사랑해야 하지만,
그건 지향적 목표이지 현재적 목표는 아니다.
현재적으론 나의 용량이 있고 분수가 있다.
내 용량을 초월하고 분수를 넘는 사람을 품고 사랑할 수는 없다.

그럴 때는 피해야 한다.
도망가야 하고 만나지 말아야 한다.
내 용량이 자랄 때까지, 내 분수가 커질 때까지.

바울사도도 말씀하셨다.
할 수 있으면 모든 사람과 더불어 평화하라고.
로마서 12:18절 말씀이다.

평화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는 말씀이다.
강적이다. 바로 강적이다.
강적은 평화할 수 없는 사람이다.
피하고 도망가야 할 사람이다.

그래서 그랬다.
나에게 들어온 문자,
강적에게서 온 문자를 한참 내려보다가 말없이 삭제를 눌렀다.
그리곤 씹었다. 씹어버렸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강적, 도망가야 될 강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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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적인 NO



어느 권사님이 있었다.
가까운 친지중의 한사람이 중풍에 들어 돌봐주어야만 했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그 권사님이 그를 돌봐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평소의 성품이나 믿음을 보더라도.

하지만 그 권사님은 선뜻 나서지 않았다.
자기도 현재 우울증을 앓고 있고 당면한 문제들이 많았기에
그 친지를 돌봐줄만한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그 권사님은 예스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권사님의 사정과 형편에 다소 변동이 생겼다.
본인의 우울증도 많이 나아졌고 환경도 한결 좋아졌다.

그때 권사님은 그 친지에게 다가가서 마음껏 봉사를 해주었다.
그 봉사를 약속한 이래 지금까지 신실하게 지켜오고 있다고 한다.

크리스천 정신의학자 김진 선생의 책 < 구원 이후의 여정은.. >에 나오는 말이다.
그는 말했다.
한시적 NO 라고.

한시적 노는 미래적 Yes라고 했다.
지금 당장은 예스라고 할 수 없지만 조금 후에는 예스라고 할 거라는,
지금 당장은 내 형편때문에 노라고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한다.

크리스천의 삶은 그런 문제때문에 딜레마에 빠진다.
늙고 병들어 힘없는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건 당연한 문제요 성경적이다.
하지만 현재의 자신의 처한 상황이 그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이런저런 이유와 사정때문에 부득이 한시적으로 노라고 해야만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노라고 할 줄 알아야 한다.
이른바 한시적 노다.
때가 되면, 차후에 조금 나아지면 그땐 예스가 될것이다.
그때까지 예스를 유보하는 것이다.

그런데 성경말씀이라고 해서 자신의 처지나 상황, 환경을 무시하고
무조건 예스라고 하기 쉽다.
하나님의 말씀에는 예만 있지 아니오는 없다고 하면서.

그러다 보면 사고가 난다.
아직 믿음이 성숙되지도 못했고, 환경이 받쳐주지도 못하는데
성경적인 당위성 때문에 무리하게 하다보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
그때는 걷잡을 수 없는 수렁에 빠지고 결국 믿음도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과정적 존재이다.
중생은 했지만, 구원은 받았지만 아직 완전한 성화, 성숙엔 이르지 못한 단계,
그래서 자기의 단계만큼 할 수밖에 없다.
그게 사람이다.

그래서 한시적으론 노라고 할 수밖에 없는,
아직은 노라고, 지금은, 현재로서는 노라고 할 수밖에 없는,
하지만 미래적으론 반드시 예스라고 할, 그럴 수 있는 사람이 크리스천이다.

물론 다 예스라고 하면 좋겠지만 현실적 상황이라고 하는 것을 무시할 순 없는,
한계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기도하는 가운데, 말씀 묵상하는 가운데
성령님의 주시는 힘으로 점차 예스라고 할 수 있는,
그러한 상황과 환경도 허락되어지심을 믿는다.

그때까지 기다리는 것,
그러한 때까지 기다리는 것,
그렇게 기다리며 한시적 노를 할 줄 아는 것이 또 하나의 지혜인 것을 다시 한번
묵상해보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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