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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와 부분

해달-김양규장로님글-



다윗왕을 보며 생각한다.
그가 우리야의 아내 밧세바를 빼앗고 그 남편을 죽인 것은
그가 하나님과 아주 친밀할 때였다.

성경 사무엘하 11장을 보면서 확인하는 것은
그때가 그의 전성기였다는 사실이다.

열방들과의 전쟁에서 짱짱한 승리를 기록한 육적인 전성기일 뿐아니라
영적으로도 하나님과 아주 친밀한 전성기였음이 분명하다.

그러던 그가 그런 죄를 지었다.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살인죄와 간음죄를 한꺼번에 저질렀다.
이를 두고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다윗이 원래 그런 사람인가.
그 한번의 사건을 두고 다윗이 원래 그런 사람, 그정도 밖에 안되는 사람이라고
정죄를 할 것인가.

아니다.
다윗은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객관적으로 볼 때에 아주 훌륭한 신앙인, 그야말로 홀리한 인물이었다.
그렇다면 그가 왜 그랬는가.

크리스천 정신의학자 김진 선생은 말한다.
우리의 의식 속에는 옛사람이 들어있다.
아무리 하나님을 믿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한다 하더라도
그래서 새사람을 향하여 나아간다 하더라도,
우리의 뇌리에는 무시할 수 없는 옛사람이 함께 공존해있다.

신약시대 역시 마찬가지다.
예수님을 믿어 새사람이 되었지만,
우리의 인격에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옛사람의 인격이 공존하고 있다.

우리가 예수를 믿어 새사람이 되었다고 하면서
우리속에 여전히 남아있는 옛사람을 무시하고 큰소리 쳐댄다면
위선, 외식, 헛된 교만 등에 빠지게 된다.

아무리 경건한 사람도 어느 순간에는 옛사람의 모습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 잠깐잠깐 나타나는, 한때 나타나는 옛사람의 모습은 부분적이다.

우리는 그 순간의 모습으로 그 사람에 대해 결정적인 전체 평가를 내려서는 안된다.
어느 한순간의 모습으로 전반적이고 전체적인 모습을 매도해서는 안된다.
그 부분적인 모습을 보고 그사람은 원래 그래, 그정도 밖에 안되는 사람이라고
판단해서는 안된다.

아무리 성숙한 그리스도인이라 하더라도
언제든 추락할 수 있는 존재임을 잊어선 안된다.
만약 잊어버리면 정말로 추락하고 만다.
아무리 성숙한 그리스도인이라도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그 제한적인 존재성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은 누구나 언제고 겸허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떠받침을 받을 때,
타인은 모르나 자신은 그 안에서 부끄럽고 추한 욕구와 충동들이
여전히 꿈틀거리고 있는 옛사람의 존재를 아는 까닭이다.
그래서 더욱 의식하며 마음의 옷깃을 단단히 여며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과 사람에게 정직한 것이 된다.

다윗은 전체적으로는 아주 훌륭한 신앙인이었지만,
그 역시 완전 소멸되지 않고 남아있는 옛사람의 부분이 기회를 얻어
한때 다윗을 사로잡은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다윗을 용서해주셨다.
용서도 아주 완전한 용서를 해주셨다.
그 죄로 인해 다윗을 왕좌에서 폐위시키지도 않으셨고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어버리지도 않으셨다.

하나님은 전체 안에서 부분을 다루시는 분이시지
부분으로 인해 전체를 놓치지 않으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다윗의 타락한 모습이 그의 부분적인 모습이지
전체 모습은 아님을 분명 아셨던 때문이다.

하나님은 사람을 아시는 분이시다.
그 순간적인 죄, 실수를 저질렀다고 해도
다윗이 원래 그런 사람인 것은 아님을,
다윗속에 들어있는 옛사람의 한 부분이 한때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아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를 계속해서 쓰셨고 버리지 않으셨다.
물론 다윗의 철저한 회개가 있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자신들의 옛사람의 존재를 무시하거나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아무리 신앙적 성숙이 깊다 해도 넘어질 수 있음을 생각하면서
항상 겸허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이 땅에서는 ' 이제 완전한 성화에 이르렀다'고 자신할 수 있는 그리스도인은
아무도 없다.
죽음의 순간까지 우리는 성숙의 여정 길을 걸어가야 하는 존재인 때문이다.

그래서 타인에게 굉장한 사람으로 존경받는 이들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화장실도 안가는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은,
자기도 알지 못하게 스스로 그런 사람인 양 보이려 하는 유혹을 받는다.
그러는 가운데 언제든 또 어이없이 추락할 위험이 있다.

그렇게 업다운을 반복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상승의 궤적을 그리는 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성숙의 여정이다.

그러면서 한번씩 실수하고 타락하고 범죄할 때,
그때마다 또 솔직하게 하나님 앞에 내어놓고 다윗처럼 회개를 해야 한다.
그러면 또 용서, 완전한 용서를 받게 된다.
용서하신 후에는 기억도 안하고 다시 쓰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다르다.
용서했다고 하면서도 기억한다.
만약 이 시대에 종교적 또는 정치적 지도자가 다윗같은 죄를 지었다면
아무리 그가 개인적으로 회개하고 돌아왔다 하더라도
그자리에 계속 있게 하거나 받아줄 교회나 국가는 아무데도 없을 게다.

하지만 하나님은 다르다.
그러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인간이 원래 그런 존재인 것을 처음부터 알고 계셨으며
부분으로 전체를 매도하지 않으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이 땅을 사는 우리들은 어차피 자존자도 완전자도 아니다.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제한적인 피조물들이다.

우리가 전체적으로는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을 산다고 하면서도
우리의 부분적으로는 여전히 옛사람의 죄성에 매여있다는 것,
그것을 죽을 때까지 완전히 떨쳐낼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자신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을 용납하는 데에 필수적인 지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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