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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칫국 -해달-김양규장로님글-



엊그제 이런 얘길 들었다.
어느 판사댁에서 며느리를 보는데,
아들도 며느리도 모두 판사.

결혼식 전날
신부댁에 함을 들이는데
신랑측에서 보낸 함에 봉투가 몇개 들어있었다.

큰봉투 하나에는 시아버지가 보낸 장문의 편지가 들어있었고,
작은봉투 하나에는 시어머니가 보낸 편지가 들어있었다.
그뿐이었다.
돈은 하나도 없었다.

예단도 하지 않기로 했단다.
시댁 어른들은 물론 시부모와 형제들에게도 일체 하지않기로 했단다.
신랑댁에서 보내는 것도, 신부댁에서 가져오는 것도 일체 없었다.
그렇게 결혼식을 하기로 했다.

결혼식 당일,
하객들에게서 일체의 부조를 받지 않았다.
대신 갈비탕 한그릇으로 접대를 했다.
다들 가져온 부조를 낼 곳이 없어 망설이다가 도로 집어넣고 갔지만
아무도 기분나빠하거나 섭섭해하지 않았다.

대신 모두들 깊은 감동을 받고 기쁜 표정들이었다.
역시 다르다고,
사회지도층은 뭔가 다르다고.

그랬다는 얘길들었다.
참 멋있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
우리 자식들 결혼시킬 때 그렇게 하고 싶다.
그렇게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까지 부어넣은 부조가 아깝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어버리는게 좋겠다.
사람에게 베푼 것 하나님이 갚아주실테니까.

사람들은 그리 생각 안한다.
내가 준만큼 받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감히 그런 포기를 못한다.

자식들이 커간다.
그러고보니 나도 나이가 만만치 않다.
지금의 내나이는 내가 결혼할 때 우리 아버지 연세와 같다.
어쩌면 벌써 할아버지가 될 수도 있었을 나이다.

이제 정말 생각 많이 해야겠다.
어떻게 결혼을 시킬지,
어떻게 결혼식을 해야할지..
안믿는 사람들도 그렇게 멋있게 하는데..

하긴 아직은 베필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이런 걸 보고 김칫국부터 먼저 마신다고 하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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