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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 김양규장로님글-

 

섭섭병

 


강의를 하는데
듣는 학생 중 누가 갑자기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면
내 강의가 듣기싫어서 나가는구나.. 라고 생각한다.

실은 그 학생이 밖으로 나간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었을 수도 있고,
급한 문자나 메시지가 와서 답하러 잠깐 나갔을 수도 있고,
정말 강의가 듣기 싫어서 나가버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교실에서 교수가 강의를 하는 데 듣기 싫다고 뛰쳐나가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최악의 경우로
특별히 기질이 강한 사람이거나
병적으로 신경질적인 성향이 있는 사람만이 하는 드문 일이다.

그런데 강의자는 최악의 경우만 생각한다.
그러면서 혼자 섭섭해한다.
섭섭병이다.

전화를 했는데 안받아도 마찬가지다.
못봤을 수도 있고, 전화기가 옆에 없었을 수도 있으며,
진동으로 해놔서 못알아챘을 수도 있고 밧데리가 없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내 드는 생각은 최악의 경우다.
내 전화를 받기 싫어하는구나, 나를 거부하는구나..
섭섭병이다.

나중에 본인에게 물어보면 전혀 엉뚱한 답이 나올 수 있다.
알지못했던, 전혀 예상외의 답을 듣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상황이 생기면 언제나 그렇듯이 최악의 경우만 생각한다.

섭섭병은 최악의 경우만 생각한다.
사실은 그게 아닌데 혼자서 그렇게 생각하며 시험에 든다.

이런 걸 문제사고라 한다.
사고에 문제가 있는 것, 사고의 구조에 병들어있는 것,
근본적으로 열등감에 사로잡혀있는 까닭이다.

자아가 건강한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슨 일이 있나 보구나. 무슨 까닭이 있나 보구나..
그렇게 여유롭게 생각할 줄 안다.
내가 싫어서 그랬구나 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모든 걸 자신과 관련지어서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그외의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아가 병든 사람은 자기중심으로 생각한다.
옳고 그름의 문제 또는 좋고 싫음의 문제로 좁혀서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항상 모든 것이 시비의 대상이 되고 호불호로 판가름내며
툭하면 섭섭병에 걸린다.

이런 걸 섭섭마귀라고 부른다.
나에게 섭섭하게 여기게 만드는 마귀,
섭섭병은 섭섭마귀가 주는 영적인 병이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면 다 품을 수 있는데..

어디선가 읽은 말이 생각난다.
" 베려고 생각하면 풀 아닌 것이 없고,
품으려고 생각하면 꽃 아닌 것이 없다.
풀도 자세히 보면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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