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예배할 곳이 예루살렘이라 하더이다. <549예친 김선영e집사>

# 햇수로 3년 만2년 남짓만에 앉은 공예배의 자리
  2020년 봄 교회 아니 교회 건물의 폐쇄와 함께 시작된 영상 예배를 백 번도 더 드리다가 3월 중순 어느 날, ‘이제는 제발 가자!’ 하며 교회에서 드리게 예배를 드렸습니다. 처음엔 그나마도 감사했던 영상예배였는데, 나중엔 주일 저의 루틴을 서서히 무너뜨려서 현장 발걸음이 아니라 영상으로, 라이브가 아니라 녹화로, 실시간이 아니라 셀프 시간 변경을 일삼으며(?) 서서히 예배 자리의 제 모습을 바꾸어갔습니다. 늘 있어왔고 현재도 있는 삶의 문제가 닥칠 때마다 기도의 자리와 예배의 회복이 되지 않았다는 스스로와 주변의 진단 탓인지 오랜만에 딸과 함께 가게 된 교회라는 공간은 그냥 가는 것만으로 신나고 기대돼 잠을 다 못 이루었으니까요. 
# 하나님은 영이신데 예배 하는 자의 육신이 ...
  그러나 저와 딸아이의 육신은 교회의 바뀐 공기를 몸으로 먼저 감지하고 움찔했습니다. 초등부에서 자기 반 자리 위치도 몰라 부끄러워 같이 가자 조르는 딸아이를 급히 데려다주고 본당 앞에서부터 마스크로부터 가려진 성도님들 얼굴을 그저 조용히 피하며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띄엄띄엄 앉게 돼 더 넓어진 공간임에도 저절로 의식되는 자리와 사람에 긴장하는 육신이 참 방해가 되는 건 뭐죠. 갑자기 지금 집에서 드렸으면 더 집중했을 텐데 뭐 이런 생각을 하며 예배를 마치고 딸과 만났습니다. 주차 민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일념으로 순환 주차장에서 급히 차를 빼고 딸을 만나자마자 “엄마 초등부실은 바닥에 앉으니 허리가 끊어져!” “엄마는 어깨가 결려!” 하며 농담을 하다가 딸아이에게 물었습니다. “린아 이제 현장예배 드릴 거지?” 물으니 “당연하지!”라고 합니다. 우리의 영은 힘을 받았나요?^^
# 또 다른 간절함과 그리움
  그 동안 영상 예배를 드리며 참 감사한 시간이 많았습니다. 영상으로 예친 모임을 했고, 남편이 믿지 않는 환경, 교회와 멀어진 이사, 직장에서의 잇따른 확진으로 대인과 시설 접촉 및 출입 제한 압박 사이에서 영상 예배로 연결된 공교회와의 끈. 그렇게 드려진 주일예배는 많은 감사와 변명과 간절함과 냉랭함이 섞여 오래간만에 찾은 교회에서 참 여러 가지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영상으로만 드리다가 성전에 가니 눈물과 콧물이 쏟아지고 영혼이 마구 춤추며 가슴이 뚫렸다 하는 그렇게 딱 드라마틱한 반전은 없었지만 다른 의미로 더 간절해졌습니다. 광야의 장막과 다윗이 꿈꾸고 솔로몬이 지은 성전이 시대와 사건을 거쳐 무너지고 세워지는 물리적인 건축 이야기가 성경에 있었다면 전 세계적인 팬데믹 속에 또 한 번 무너지고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세워지는 것을 보며 저는 영이신 하나님께 드리는 신령과 진정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영과 진리로 예배할 지니라’라는 예수님의 답을 얻었던 사마리아 여인의 질문은 ‘당신들의 말은 예배할 곳이 예루살렘입니까?’였습니다. 집에서 영상 예배를 드릴 때 사람들에게 했고 믿지 않는 사람들이 저에게 공격처럼 했던 ‘꼭 현장에서 드려야 예배입니까?’ 라는 질문 속에 그 마음의 중심이 정말 그 사마리아 여인의 간절함이었나 돌이켜 봅니다. 나의 가장 어려운 현실과 가장 낮은 마음이 예배의 동기가 되고 지금 간절하게 예배를 드리고 싶었던 그 여인의 답정너 같은 질문을 감히 나의 비겁한 질문과 동일시하며 반박했던 제게는 사실 부끄러움이 더 많으니까요. 시간과 공간의 제한이 없으신 영이신 하나님께 나아가는 통로가 성전이 될 수도 있지만 나의 어려운 현실이 될 수도 있고 그래서 가정의 브라운관이 될 수도 교회가 아닌 그 어떤 곳일 수도  있지만 그 자체로 하나님께 부끄럽지 않은 마음이 되길 바라봅니다. 더불어 다듬어진 교회의 공간에서 다시 친교하고 숨과 온도를 나누며 공부하고 교제했던 시간도 정말 정말 그립습니다.
<가족: 김선식, 채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