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범강의노래
[2011.6.5] 보고 싶은 아버지, 천국에서 만나요(726예친 구성숙 집사)
보고 싶은 아버지, 천국에서 만나요 (726예친 구성숙 집사)
2011년 1월1일 엄마의 생신으로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즐겁게 윷놀이도 하며 5월에 있을 아버지 칠순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의논했습니다. 아버지는 해외여행을 한 번도 가보지 못해 건강할 때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하셨습니다.
오빠가 모든 계획을 짜고 연락해 주기로 하고 우리 4남매는 그날을 기대하며 그렇게 웃으며 헤어졌습니다.
1월12일 오전, 엄마로부터 한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아버지가 밤새 기침을 해서 동네 병원에 갔더니 큰 병원에 가보라 한다며 경대 응급실에 입원하러 간다고 하였습니다. 엄마의 떨리는 음성에서 뭔가 큰일이 일어난 듯 느껴졌고 가슴이 막막해져 왔습니다.
제가 경대 응급실에 갔을 때 심한 기침으로 힘들어 하는 아버지를 뵐 수 있었습니다.
작년5월에 종합검진을 받았고 건강하여 산행을 즐겨 다니셨는데 의사의 폐암3기란 말이 도저히 믿겨지지 않았습니다.
암이 있는 부위가 수술이 불가능하여 방사선 치료로 기관지를 확장시키는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날 이후 아버지를 향한 나의 심장은 더 빨리 뛰기 시작했고, 믿지 않는 아버지를 위해 내가 해 드릴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만 생각했습니다.
수술을 하지 않은 터라 아버지께 한 달 정도 치료하면 퇴원할 수 있다고 안심시켜 드리고 우리 가족은 앞으로 생길 일들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믿기지 않는 상황 속에서 하나님은 나에게 어떤 기도를 원하시며 친정을 향한 하나님의 뜻은 무엇일까 잠잠히 기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설날을 이틀 앞두고 아버지께서 교회에서 심방 와 주실 것을 처음으로 말씀하셨고 4교구를 담당하시는 이춘수 목사님과 송민애 전도사님이 늦은 저녁 한걸음으로 달려와 주셨습니다. 처음 만남은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듯 감격적이었고 땀을 흘리시며 온 맘으로 기도하시던 목사님과 야윈 다리를 주무르고 사랑으로 만지시던 전도사님의 모습에서 아버지는 교회에 대해 닫혔던 마음의 문을 활짝 여셨고, 나으면 내 발로 걸어서 교회에 꼭 가겠노라는 약속을 먼저 하셨습니다. 저는 그날을 위해 기도의 분량을 예친 식구들과 함께 쌓기 시작했습니다.
설날 아침, 시댁의 배려로 저는 아버지와 단둘이 병원에서 설날 감사 예배를 드렸습니다. 제가 보고 있던 성경을 아버지가 처음으로 함께 보자 하시며 말씀을 읽고 자연스럽게 죄인, 예수님, 십자가, 구원, 하늘나라 등에 대해 들으셨습니다.
아버지는 들으시며, 웃으시며, 아멘이란 단어를 처음 사용하셨습니다. 불교집안이라며 나를 그렇게 교회 못 가게 핍박하고 성경을 숨기시며 교회에 예배드리는 나를 찾으러 오시던 무서운 아버지였는데 성경을 보시는 그 순간이 하나님의 은혜 말고는 표현할 길이 없었습니다.
퇴원 후 두 달 정도는 안정적으로 생활이 되었고 저도 시간이 많이 남은 줄로만 알았습니다.
다시 일주일간의 입원 때 옆자리에 계시던 분의 갑작스런 죽음을 보며 저는 병원에서 4영리 소책자를 이용해 아버지와 함께 영접기도를 올려 드렸습니다. 4월26일 비오는 화요일 아버지는 처음으로 내일교회 본당 한가운데 하나님 앞으로 걸어가 앉으셨고 함께 손을 잡고 감격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아낭케에서 이춘수 목사님, 송민애 전도사님, 조영숙 전도사님, 오성희 전도사님과 함께 아버지를 위한 예배를 드리고 영접기도를 드렸습니다. 그 날은 하나님께서 특별히 아버지를 위해 예비하신 날처럼 2시간 동안 기침도 한번 안하시고 아낭케의 식사까지 맛있게 드셨습니다.
목사님의 말씀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셨고, 예수님을 구세주로 고백하며, 하늘나라에 대한 소망을 품으신 것은 저에겐 그 순간이 바로 기적이었습니다. 친정 구원을 위해 그렇게 기도하며 기다렸는데 이렇게 하나님의 방법으로 시작하심이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주일이 세 번 지나고 사모했던 주일예배는 결국 드리지 못한 채 이 땅에서 마지막 주일오후 우리와 함께 아버지를 위해 가족들이 준비해둔 터와 집이 있는 그곳을 밟아보시고 그 주 금요일 밤 온 가족이 보는 앞에서 편안하게 하나님 품에 안기셨습니다.
남편은 영정사진 옆에 성경책을 올려 드렸고, 모든 장례절차에 믿지 않는 가족의 배려도 감사했습니다. 믿지 않는 친척들 앞에서 제 신앙의 중심을 보이고 아버지 구원의 증인이며 증거로 내가 간직하던 나무 십자가를 아버지와 함께 묻어 드릴 수 있었음이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담대함의 선물인 듯 했습니다.
그동안 함께 기도해 주며 위로해준 726예친 식구들, N-family, 영아부 가족들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어제가 아버지 칠순인데 이 땅에 계시지 않아 너무 보고 싶지만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아버지 사랑합니다! 천국에서 만나요! (*)
<가족 : 설철환 집사, 재웅, 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