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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범강의노래

“저는 76 또래 권윤선입니다.”
청년 시절, 자기 소개를 할 때 많이 쓰던 멘트를, 이제 30대 후반이 된 지금 문득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여기에 덧붙여야 할 것이 많아졌네요.
“75 또래 김문섭 형제와 2006년 결혼해, 지금은 다섯 살 재윤이, 세 살 재협이 엄마로 살고 있습니다.” 라고 말입니다. 이름이 불리기보다는 재윤이, 재협이 엄마로 불리다 보니 이름을 불러주면 아주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남편이 오랜 학생신분에서 벗어나 직장을 얻게 되면서, 올해 2월 서울에서 대구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남편에게 직장을 주신 게 무척이나 감사하면서도, 35년 동안 떠나본 적이 없는 서울을 떠나 아무 연고가 없는 대구로 오자니 많이 떨리고 두렵기도 했습니다. 특히 약한 체력으로 아들 둘 키우는 게 만만치 않아 늘 친정의 도움을 받아오던 터라 혼자서 모든 걸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이 가장 떨렸지요.
그 무렵 지인들과 ‘마더와이즈’라는 교재를 통해 교제하고 있었는데 찾아보니 거기에 이렇게 적어 놓았네요. ‘주님, 당신은 포도나무시고 저는 가지입니다. 주님은 더 열매를 맺게 하시려고 때로는 가지치기를 하여 깨끗케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남편이 OO에 근무하게 되면 저와 아이들은 대구로 함께 갈 생각인데요.
늘 부모님과 동생들의 도움 속에서 의존적으로 편하게 살다, 떠나서 홀로 육아와 살림을 감당하기로 하니, 또 학교 휴직 문제와 제 진로에 대한 생각을 하니 여러 모로 두렵습니다.
그러나 주님이 저를 가지치기 하시고 더 손질하여 성령의 열매를 맺은 자 되게 하시려고 우리의 길을 선하게 이끄시는 줄 믿고 감사합니다. 제 안의 두려움, 여러 고민 다 내려놓고 주님께 접붙어서 주님 주시는 말씀을 묵상하고 순종하게 하시고 기도하며 주님의 생명과 사랑을 채우고 담대하게 앞으로의 일들을 잘 감당하게 하소서, 저를 내려놓고 제 안의 두려움과 여러 생각을 내려놓고 주님 주시는 지혜로 채우게 하소서, 주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고 평안하게 찬양하며 살게 도우소서.’
지금 다시 읽어보니, 주님 안에 거하며 주님과 교제하고 지내고 있지 못해 이 기도문을 공개하기가 참 부끄럽네요.
그렇지만, 다시 상기시켜 주시니 감사합니다. 당시에 ‘가지치기’란 단어가 생각 속에 깊이 박혀, 참 충격적이면서도 설레기도 했습니다. 거의 매일 왕래하던 친정 식구들, 사랑하는 교회와 목사님을 떠나야 하고, 또 2001년부터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과 함께 하며 소명이라 생각했던 사립학교를 어쩌면 영영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이 안 올 때가 많았지만, 새롭게 하시기 위해 주님께서 계획과 의도를 갖고 나를 대구로 옮기신다고 생각하니 소망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나를 이곳에 데려오신 이유를 잘 모르지만. ‘왜?’라는 질문에 반드시 신실하게 응답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그것을 깨달으며 주님께 더 감사하고 찬양을 하게 될 거라 믿습니다.
며칠 전, 아이들이 자기 전에 그림성경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아브라함과 사라가 할아버지, 할머니라 아기를 낳을 수 없는데도, 하나님께서는 약속을 해 주셨고, 못 이루실 일이 없으시기 때문에 아들 이삭을 낳게 되었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재윤이가 기도를 하더군요. “하나님, 사랑합니다. 하나님, 재윤이가 여자가 되게 해주세요. 그래서 아기를 낳게 해주세요!” 진지하게 기도하는 모습이 너무 웃겨서 ‘왜 아기를 낳고 싶냐’고 물으니 아기를 세 명 나아서 엄마들로 자라게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하나님의 능력을 신뢰하는 재윤이의 순수한 믿음에 마음이 환해질 수 있었습니다.
울트라 에너지맨들 때문에 사건이 너무 많아 소리도 많이 지르고 화도 많이 내게 되고 피곤에 지쳐 살고 있지만,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아직도 완성되지 못한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과정이다’라는 책의 글귀처럼, 하나님이 나를 밑바닥까지 다뤄가시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고구마를 먹을 때마다 ‘세~계 고!구!마!’를 외치는 재윤이, 재협이. 그 말이 ‘세계 복음화’란 뜻임을 이해할 나이가 될 때쯤,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도록 인내하며 살아야겠습니다.
<가족:김문섭집사, 재윤, 재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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