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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범강의노래

책임져야 할 신앙 (232예친 윤종균 성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무언가 책임을 지는 상황을 맞이하는 일을 극도로 꺼렸습니다.
물론 그런 일들은 누구나 부담을 느끼는 일이긴 하지만, 내 경우 언제나 소수의 리더십보다 다수의 주변인으로 머물고 싶었고, 기왕이면 뚜렷한 자기 주관은 있는 주변인이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누군가의 복잡한 일에 엮이는 것도 싫고, 다툼은 되도록 피해가고, 문제가 생길 것 같으면 미리 내가 양보하면서...... 좋은 점도 많았습니다.
학창시절 내내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고, 교무실에 불려간 적도 없으며, 그렇게 유행하던 <노티카> 점퍼에 <휠라> 가방을 메지 않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등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내 성향이 믿음 생활을 하는데 결정적인 방해가 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교회에 다닌다고, 그러니까 나는 크리스천이라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는데, 그건 당연히 세상에 크리스천임을 선포하는 순간 짊어져야 할 많은 일들을 도무지 책임질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동안, 주일엔 크리스천으로 그 외의 시간엔 ‘나’로, 만나는 커뮤니티마다 다른 나의 모습으로 그렇게 살았습니다.
아내를 만나고 교제하면서 비로소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갔는데, 그 시작은 우습게도 나와는 전혀 다른 신앙적 배경을 가진 아내로 인해 나는 주변으로부터 (그녀의 남자친구라는 이유만으로) 대단히 성숙한 신앙인 취급을 받았고, 그런 주변의 기대(?)를 전혀 무시할 수는 없어서 맞춰가다 보니 어느 순간 정말 그렇게 변해있더라는 겁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이건 내가 분명히 책임져야 하는 나의 몫이라고 틈날 때 마다 다짐하며 나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그러다 문득 아주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소소한 행동 하나하나 나를 닮아 있는, 그리고 닮아 가는 아이를 보며 어쩌면 내가 책임져야 하는 건 이들이 아니라 내 신앙이진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아이는 당연히 부모를 닮고, 나도 알게 모르게 나의 부모를 닮아 있을 텐데, 우리가 그토록 아버지 하고 부르짖는 하나님의 모습은 얼마나 닮아 있었나 생각하니 부끄럽다 못해 두려워지기까지 했습니다.
가장의 경제적인 능력, 그리고 사회적 지위 모두 아이가 후에 세상과 직접 부딪히게 될 때 든든한 백이 되어줄 중요한 요소일 수 있겠지만, 그 보다 더 소중한 가치가 있다면 그건, 아이가 아버지 하고 기도하며 부르짖는 대상과 거의 일치하는 모습으로 삶을 살아가는 가장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부끄럽지만 이제야 비로소 진짜 크리스천이 된 기분입니다. 나를 향한, 그리고 우리 가정을 향한 주님의 계획하심은 무엇인지 발견해가며, 세상의 기대가 아닌 하나님의 기대에 부응하는 내가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과 함께, 혼자는 정말이지 온전치 못한 우리를 가정이라는 완벽한 시스템 속에서 온전케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가족 : 이예지, 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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