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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범강의노래

[2014.12.7] 거룩한 임무 (443예친 박정임)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이사야 43:1)

글을 부탁 받고 처음엔 조금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조용히 눈을 감고 뒤돌아 본 나의 삶은 온통 주님의 은혜로 가득하였고, 넘치도록 베풀어주신 주님의 인애와 자비에 어느새 눈가가 촉촉해졌습니다.
무엇을 나누면 좋을까? 처음 주님 만났을 때의 그 감격,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고등학교 진학도 힘겨웠던 시간을 지나 두 손 모아 드렸던 서원 기도대로 이끄셔서 대학원까지 공부하게 하신 것, 집안에 불당을 차리고 작은 일도 우상에 의지하며 나를 교회 못 다니게 하려고 굿까지 하셨던 어머니께서 지금은 주님 영접하셔서 친정 구원의 초석을 놓으신 것, 교사가 되고 싶었지만 세상과 교만에 빠져 헤매던 나를 얼떨결에 교사로 부르셔서 뜻은 내가 정해도 일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확실하게 알게 하신 일, 감각적이고 물질적인 요즘 세상에서 구별된 하나님의 자녀로 철저히 훈련될 수 있는 자리로 하나밖에 없는 아들 이끄셔서 주님만 바라보며 살도록 허락하신 것... 이렇게 차고도 넘칩니다.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이.
이렇게 은혜가 넘치는 이야기가 많지만 오늘 저는 나의 가장 연약하고 마음 아픈 이야기 -믿지 않는 남편을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하심에 대해 나누고 싶습니다.
대학시절 C.C.C 자매 사랑방에서 생활할 정도로 하나님을 향한 열정이 많았던 저에게 술 좋아하고 친구 좋아하던 너무나 세상적인 남편은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처음엔 나랑 맞지 않는 다른 세계의 사람으로 넘겼지만 자꾸만 저의 마음을 채워갔습니다.
울면서 기도도 많이 했지만 하나님은 전혀 엉뚱한 - 제가 원하는 대답이 아닌 - 것으로 대답하셨습니다.
결혼에 대한 확신 없이 결혼을 했고 시댁에 들어가 살면서 아니나 다를까 결혼과 동시에 하나님을 떠났습니다.
하나님을 떠난 4년의 시간 동안 저의 마음과 몸은 더 이상 가눌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분가를 하면서 다시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교회라면 치를 떨었고 교회 다니는 사람을 ‘환자’라고 할 만큼 부정적이었습니다.
남편은 온유하고 심성이 고와 저에게 화를 내는 법이 없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교회에 나가는 나를 견딜 수 없어했고 내가 어린 아들을 데리고 교회에 같이 나가겠다고 했을 때는 정말 미쳐버릴 것 같다며 불같이 화를 냈습니다.
하지만 그 때 나는 하나님을 향한 갈급함으로 남편의 마음을 돌아볼 여유도 없었고, 지금이어야 한다는 확신만으로 남편과의 불편한 관계를 참아내며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남편의 영혼 구원에 대한 소망은 늘 가득했지만 그게 내 뜻대로 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예배드리러 왔을 때 나란히 앉아있는 부부의 등만 바라보아도, 유아세례를 받기 위해 나란히 서 있는 부부의 모습만 보아도, 서로를 챙기며 국수를 나누는 부부의 모습만 보아도, 새벽기도에서 같은 기도제목을 두고 하나님께 매달리는 부부만 보아도 가슴이 찢어져 고개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래서 지금 남편이 주님을 영접했냐구요? 안타깝게도 아직입니다.
하지만 지금 남편은 변하고 있습니다.
주님이 남편을 만져주심을 저는 확실히 느낍니다.
주일이면 저와 아들이 예배에 늦지 않도록 챙겨주는 것은 물론이고 힘들어 하는 나의 손을 잡으며 기도하라는 말로 오히려 나를 세우기도 하고, 친하게 지내는 친구의 아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에게 그분과 그 집 아이들도 같이 교회가면 좋겠다며 전도하라고 채근하며, 아들을 멀리 떠나보내며 확신이 없는 나에게 아들이 하나님 앞에서 바르게 살면 좋은 거 아니냐고, 목사나 선교사가 되어도 자신은 괜찮겠다며 오히려 저를 위로합니다.

주님의 때가 언제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오후 다섯 시에 포도원 일꾼으로 부름 받은 사람의 심령이 되길 기도합니다.
아침 일찍부터 주인에게 선택된 일꾼을 한없이 부러워하며 노심초사했을 그 일꾼에게 오후 다섯 시는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 시간입니다.
주님도 저에게 내려놓으라고 하십니다.
네가 할 수 없다, 이제는 네 몫이 아님을 인정하고 주님이 어떻게 일하시는지 보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저에게 ‘거룩한 임무’를 맡기셨습니다.
바로 남편을 주님 앞으로 인도하는 가정 사역자로서의 임무입니다.
남편이 교만한 마음을 내려놓고 자신이 죄인임을 고백하며 영안이 열려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하고 싶습니다.
이런 마음은 믿지 않는 배우자를 둔 모든 성도님들의 마음이라 생각합니다.
혹시 기도하시다가 나와 같은 반쪽 믿음으로 힘들어하실 분들이 생각나시면 함께 기도해 주시겠습니까? ‘너는 내 것이라’이라 하신 하나님께서 다메섹에서의 사울처럼 남편을 만나주시고 바울같은 주의 종으로 세우시리라 믿습니다.
늘 말씀으로 일깨워주시는 담임 목사님과 교역자님들, 이미 가족으로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우리 예친원들께 마음을 다해 감사를 드립니다.

(가족: 송무섭, 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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