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범강의노래
5년 동안의 순례의 길 서순옥 성도 (믿음2교구 262예친)
5년 동안의 순례의 길 서순옥 성도 (믿음2교구 262예친)
안녕하세요? 262예친 서순옥입니다.
힘들었던 삶을 공개적으로 간증하기가 조심스럽기도 하고 좀 버겁기도 하지만 이 또한 하나님의 은혜이기에 몇 자 적어봅니다.
평생 교회를 모르고 살다 5년 전 제 삶이 완전 바닥을 치면서 저는 내일교회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13년간의 결혼생활을 끝내고 이혼을 하였으나 법적으로 보장된다는 월 2회 면접교섭권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감옥 같았던 결혼생활에서 자유함을 얻었지만 아이들을 전혀 볼 수 없는 시련은 생각보다 너무 힘들어 깊은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수면제 없이는 한숨도 잘 수 없고 음식냄새만 맡으면 구역질을 할 정도로 소화기능은 다 망가져 버렸습니다.
정말 살고 싶어,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아는 언니의 손에 이끌려 내일교회로 나왔습니다.
초신자 때 감히 담임목사님을 붙잡고 하소연 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늘 바쁘신 담임목사님을 몇 시간이나 붙잡고 하소연 했으니 너무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목사님의 설교말씀은 마치 저를 위해 준비하신 것처럼 큰 위안이 되었고 예배 때마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목사님의 명쾌한 설교말씀을 들으면 퍼즐 맞추듯 머릿속에서 좌르륵 정리가 되면서 말씀을 사모하게 되고 성경을 읽어보고 싶게끔 인도해 주었습니다.
예수님의 보혈로 우리의 죄와 허물이 다 사라졌다고 들었지만 실상 제 생활에는 적용시키지 못했습니다.
전 제 십자가를 팽개치고 나온 것 같은 죄책감으로 말할 수 없이 힘들었고 교회 안의 따뜻한 가정을 보면 상대적으로 제 삶이 더 비참하게 느껴져서 교회를 떠나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되었습니다.
미친 듯이 성경책을 읽고, 개발과정을 듣고, 교회 안팎으로 봉사를 해도 여전히 허함은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하루는 아무도 없는 월요일 오전에 본당에서 기도를 드렸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넋두리처럼 기도하다 나중에는 엉엉 소리 내어 울면서 거의 미친 듯이 발버둥치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시냐고, 왜 절 이렇게 힘들게 하냐고...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고 걱정 되는데, 언제 다시 만날 수 있냐고... 하나님께 따지듯이 대들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미친 듯이 울고 나니 처음으로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환청이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제가 듣고 싶은 데로 해석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너의 아이들은 잘 있으니 너는 너의 건강이나 챙겨라~~”
그날 이후로 전 두 번 다시 극심한 우울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을 볼 수 없는 건 여전히 힘들었지만 하나님이 저와 아이들을 붙들고 계시다는 생각에 감사하고 든든했습니다.
그렇게 기도로 하나님께 나아가니 차차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고 작년 가을 32일간 800km 걷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그 순례경험을 책으로 엮어 『렛츠고!! 줄리아~ - 산티아고 걷기여행편』도 출간했습니다.
놀라운 회복의 역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책을 탈고하는 동안 아이들 아빠에게서 연락이 왔고 다시 아이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5년 만에 보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아이들 아빠가 먼저 전화를 한건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습니다.
하나님이 그 강퍅한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기 때문이지요.
많이 아프고 힘들었지만, 지난 5년간의 시련이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고 믿습니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우리에게 찾아올지 모르는 정말 놀라우신 하나님, 지금 여러 가지 문제로 힘들어 하는 성도님들, 하나님께 의지하고 기도로 나아가면 반드시 응답받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난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늘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이경자 순장님과 262 예친원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제가 언제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든지 저를 응원해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제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있는 이 시간 참으로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반항기의 극치를 달리는 큰아들은 사진 찍기를 극구 거부하여 사진이 없습니다. ^^)
<가족: 조희동, 해현, 유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