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범강의노래
내 길 더 잘 아시니 (소망 1교구 315예친 김대겸 집사)
내 길 더 잘 아시니 (소망 1교구 315예친 김대겸 집사)
“길을 안다고 그렇게 생각했죠. 다 이해할 순 없지만 그 길을 따랐죠.
하지만 이 곳 절망의 창살 안에 주 내 맘의 문을 열 때 진실을 깨닫죠.
주는 다 아시죠. 나의 길을! 내 삶을 다 맡깁니다. 내 길 더 잘 아시니.
해답도 모르는 시험문제처럼 주님의 뜻을 찾지만 다 알 수 없었죠.
시련의 세월이 내게 준 한 가지. 다 이해하지 못해도 주 신뢰하는 것! 내 주는 다 아시죠.
나의 길을! 내 삶을 다 맡깁니다. 내 길 더 잘 아시니” (천관웅, 내 길 더 잘 아시니 中)
이 찬양 가사 속 주인공은 요셉이다.
그의 상황과 나의 상황이 기가 막히게 오버랩 되면서, 세상에서 가장 아프고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는 내 자신이 한 없이 안쓰럽고 불쌍히 느껴졌다.
도대체 이 고통스러운 시간의 끝에 어떤 하나님의 계획과 뜻이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복막투석 중 계속 되는 수치조절 부작용으로, 24시간 내내 끝도 없이 팔다리가 떨리고, 가만히 누운 채로는 잠들지 못해 마치 몽유병환자처럼 잠결에 서성이며 다니다 벽에 머리를 부딪쳐 피를 흘리고, 앉은 채로 졸다 넘어져 바닥에 이마를 박는 일이 허다했다.
끝이 없는 고통 속에 ‘어찌하여 하나님은 이런 나의 상황을 지켜만 보시고 도우시지 않는단 말인가?’라는 탄식과 나날이 커져만 가는 원망……. 그러나 내 마음속에 지울 수 없는 한 가지는, 하나님은 결코 실수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이시니 이 모든 일을 통해 내게 이루고자 하시는 뜻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이런 믿음을 부여잡으면 내게 부어주시는 성령의 힘으로 이 고통스러운 상황을 조금 견뎌 내는가 싶다가도,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육신적 고통을 또 다시 마주하게 될 때는 정말이지 참을 수 없어 속으로 울며 찬양 가운데 절규했다.
아내는 그런 나를 바라보며 함께 울었고, 자다 깨어 경련하고 있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한숨짓고 있던 적도 많았다.
긴 병에 효자가 없다는 말처럼,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절실히 매달리지 않는 내 모습을 보며 아내는 “그렇게 절실히 노력하지 않고 방관하는 자세로 있으면, 하나님도 당신을 살릴 수 없어!”라며 악다구니를 하고, 급기야는 살아갈 용기도 없고,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헤어지자는 마음에도 없는 말들을 쏟아내곤 했다. 오랜 질병 앞에 무기력하게 반응하는 나의 모습이 아내의 마음에 못마땅한 모양이었다.
‘하나님,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 나름대로는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왔다 생각했는데, 이런 고난이 내게 오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언제 끝이 올까요?’ 그렇게 끝도 없이 되뇌어 보지만 답은 없었다.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야, 나는 그 캄캄한 시간 속에서도 여전히 하나님은 수많은 성도님들을 기도의 동역자로 세워주셨고 하나님 당신 역시 나를 위해 일하고 계셨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나의 원망은 너무 섣불렀고, 나는 진득하지 못했다. 너무 가벼웠다.
8월 초, 금요기도회 중 환우를 위한 기도 시간에 신장 이식을 준비한다는 나의 기도제목을 올린 지 딱 5일 만에! 병원으로부터의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때가 차매 하나님께서 일하신 게다. 뇌출혈로 쓰러지신 어느 뇌사자의 신장 기증으로 수술대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내게는 기적이었으나 누군가에게는 슬픔과 절망이었을 그 소식 앞에서 너무나 긴장되었고 떨렸다.
절망의 막장에서 희미하게 한 줄기 빛이 들어오는 것을 바라보며, 하나님 당신의 완전하신 계획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그리고 그간의 내 모습을 회개했다. 기다리지도 참아내지도 못한 못난 모습 때문에 부끄럽고 죄송했다.
신장 이식을 위해 수술실 들어가기 직전 아내는 말했다.
"지금까지 고생 너무 많았지? 수고했어. 잘 참고 잘 견뎠어. 한숨 푹 자고 나와." 그 말이 마치 내겐 하나님 음성처럼 들렸다.
나는 이제 그 분이 나를 가장 잘 아시고 나의 앞으로의 길도 잘 아시며, 당신의 뜻대로 당신의 때에 당신의 방법으로 일하실 것을 온전히 신뢰한다.
ㅡ김순예.김대겸.서은연.은휼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