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현장이야기
"훈련은 전투다 각개전투!!"
"건강이 선교다, 각개전투!!"
최승암 (내일교회 파송 선교사, GMS 소속)
70년대 말 대학에 들어갔을 때, 여학생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 모든 남자 신입생들에게 예외 없이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병영훈련]이란 것이 있었습니다(경험한 분들이 계시다고요? 좋게는 baby boomer 시대의 산업역군, 나쁘게는 꼰대가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ㅎㅎ). 대학에 갓 들어온 싱그런 청춘들을 열흘간 군 부대에 입소시켜 화생방, 각개전투, 기초유격, 행군, 사격까지 군 훈련소의 과정을 세트메뉴로 압축하여 맛보게 한 것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진땀나는 추억입니다. 함께했던 친구들은 대학 캠퍼스의 낭만을 잠시 내려놓고 구령에 발맞추어 훈련장을 이동했고, 이 기억은 훗날 군인이 되어 받은 군 훈련소의 그것보다 더 강력하게 남아있습니다. 지금도 당시 무거운 M1소총을 들고 지열이 들끓는 옛 성서 50사단 주변 각개전투 교장을 오르내리며 무한 반복했던 구호가 생생합니다.
"훈련은 전투다, 각개전투!!"
선교지 생활 10여 년이 가까워지면서 모국보다 선교지 생활이 더 익숙해져 가는 어느 날,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같은 지역에서 사역하시는 의사 선교사님이 충격적인 선언을 했습니다. '이런 상태면, 어느 날 갑자기 사모님이 과부 되실 수 있겠는데요. 당장 살부터 빼셔야겠습니다'(이런 자극적인 멘트 라니...). 그날로 체중 감량 작전에 들어갔고 수 개월 후, 약 15kg의 살을 떨쳐내는데 성공했습니다. 그 당시 피죽도 못 먹은 초췌한 얼굴로 적도의 우간다, 개혁신학교 족구장을 돌면서 외쳤던 구호가 있습니다.
"건강이 선교다, 각개전투!!"
각개전투 구호에서 음률을 따왔음은 물론이고, 전투하는 마음으로 감량에 목숨을 걸었었지요.
그로부터 10 수 년 뒤...
아내가 치료를 위해 홀로 모국을 방문했습니다. 목 디스크 '신경 성형 시술'이란 것을 했다고 연락이 왔는데 고통이 어마 무시했던 모양입니다. 아픈 신경을 찾아 시술해야 하니 마취를 할 수 없고, 머리에서 온 몸으로 가는 신경 중 문제되는 가닥을 찾아 하나하나 건드려 보면서 '아파요? 어느 정도 아파요?' 했으니... 드라마나 영화에서 묘사되는 전기 고문의 더도 덜도 아니었다 합니다. 얼마나 힘 들었는지 눈이 퉁퉁 붓고 사색이 되어 돌아왔다 했습니다. 안식년 기간, 미국의 칼빈 신학교에서 20년은 더 젊은 후배들 틈에서 무리하게 꼬부랑 글자 학문에 힘쓴 후유증인 셈이지요.
젊을 때는, 그리고 건강에 경고 등이 들어오기 전에는 건강이 선교의 기초가 됨을 잊고 살았습니다. 몇 번에 걸친 위기를 경험하면서 선교 동지, 후배 선교사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건강이 선교다, 각개전투!!"입니다. 건강은 선교의 기초이지만 빌리거나 후원 받을 수 없으며, 각 개인이 벌여야 하는 과업이기에 '각개전투'이지요. 지금 이 순간, 목이 뻐근 뻣뻣, 어깨가 결리는 분들이 계신가요? 바로 키 보드에서 hands up! 스트레칭 합시다.
"건강이 선교다, 각개전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