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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현장이야기

오늘은 3일간의 국왕생일 연휴의 마지막 날입니다. 아침에는 캄보디아 어린이들과 호산나학교 학생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주고 낮에는 캄보디아 내에 있는 무슬림인 짬족 마을에 선교사님과 다녀왔습니다. 프놈펜에서 약 40Km 떨어진 곳입니다. 캄보디아 인구의 5%인 짬족은 같이 모여 삽니다. 외부인들의 방문을 싫어하고 그들끼리는 그들만의 언어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무슬림이라 아주 배타적이라고 합니다. 선교사님은 이 마을을 방문하여 그들과 사귀는 데만 1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처음 방문한집이 그 마을의 두 번째 어른인 이맘의 집이었습니다. 주택 아래에 있는 마루에 앉아 한참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마루에서 선교사님이 1년 동안 매 주말에 방문하여 하루 밤을 묶었던 곳이었습니다. 병원에도 데려다 주고 프놈펜에서 자녀들을 데리고 함께 살기도 하고 방을 얻어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좀처럼 자기의 마음을 열지 않고 대화를 하지 않는 학생들을 데리고 사느라 마음 고생도 참 많이 했다고 합니다.
저녁에 캄보디아어를 공부하다가 메일을 확인해 보니 친구의 메일이 눈에 띄었습니다. 참 성실하고 부지런한 대학교 친구가 있는데 그는 지인들에게 매일 아침 시 한편씩을 이메일로 보내주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도종환시인의 시 한편을 보내주었습니다. 그리고 마침 스승의 날이기도 해서 옮겨 적어봅니다.

어릴 때 내 꿈은 / 도종환

어릴 때 내 꿈은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뭇잎 냄새 나는 계집애들과
먹머루 빛 눈 가진 초롱초롱한 사내 녀석들에게
시도 가르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들려주며
창 밖의 햇살이 언제나 교실 안에도 가득한
그런 학교의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플라타너스 아래 앉아 시들지 않는 아이들의 얘기도 들으며
하모니카 소리에 봉숭아 꽃 한 잎씩 열리는
그런 시골학교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는 자라서 내 꿈대로 선생이 되었어요
그러나 하루 종일 아이들에게 침묵과 순종을 강요하는
그런 선생이 되고 싶지는 않았어요

밤 늦게까지 아이들을 묶어놓고 험한 얼굴로 소리치며
재미없는 시험문제만 풀어주는
선생이 되려던 것은 아니었어요
옳지 않은 줄 알면서도 그럴 듯하게 아이들을 속여넘기는
그런 선생이 되고자 했던 것은 정말 아니었어요
아이들이 저렇게 목숨을 끊으며 거부하는데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편이 되지 못하고
억압하고 짓누르는 자의 편에 선 선생이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어요

아직도 내 꿈은 아이들의 좋은 선생님이 되는 거예요
물을 건너지 못하는 아이들 징검다리 되고 싶어요
길을 묻는 아이들 지팡이 되고 싶어요
헐벗은 아이들 언 살을 싸 안는 옷 한 자락 되고 싶어요
푸른 보리처럼 아이들이 쑥쑥 자라는 동안
가슴에 거름을 얹고 따뜻하게 썩어가는 봄 흙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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