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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자리에 있는 기쁨 <정미경 집사(146예친)>

 

  올해도 어김없이 벚꽃 개화 소식과 함께 봄이 찾아왔습니다. 눈이 향하는 모든 곳에서, 심지어는 도로 블록 틈 사이의 흙에서도 빼꼼히 인사하는 민들레와 제비꽃을 보면 세세한 곳까지 디자인하시는 주님의 손길을 느낍니다. 봄에는 어떤 컬러 연구소에서도 다 뽑아내지 못할 형형색색에 이르는 갖가지 꽃으로, 여름은 채도의 변화만으로도 다채로운 푸른 잎으로, 가을은 우아한 색감의 열매로, 겨울엔 앙상한 가지와 포근히 쌓인 눈의 대조로 가장 화려하지만 소박한 역설의 조화를 만들어 내시는 주님이 그 모든 것들보다 인간을 더 정성을 다해 창조하셨다는 것을 생각할 때면 한없는 주의 사랑과 그 사랑 안에 거하는 자의 행복을 느낍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146예친, 성전 장식팀의 꼬꼬마 막내 정미경 집사입니다. 매달 첫째 주와 다섯째 주 토요일이면 양남이 권사님과 함께 팀을 이루어 주일 꽃꽂이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꽃에 대하여 관심도 없고 꽃 선물을 받으면 ‘아이구~ 이 시들어 버려질 것을 왜 사서 보냈나. 돈 아깝게’라고 생각하던 예전의 저를 생각하면 지금의 제 모습이 그저 신기한 일이지요.
  꽃장식의 매력에 빠진 것은 가끔 한꺼번에 몇 다발씩 받는 꽃의 처리(?)에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같은 꽃이라도 어떤 곳에 어떤 위치와 방향, 길이로 꽂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느꼈거든요. 그 이후로 잠시 머무른 베트남에서 타지 생활로 힘들 때면 꽃시장에서 실컷 소확행 쇼핑을 한 후 집에 꽃으로 장식하여 생기를 주곤 했습니다. 물론 시드는 꽃을 안타까워하며 가끔 조화를 쓰기도 했지만 살아있는 생물이 주는 생명력까지는 복사해 낼 수 없더라구요. 유한한 생명이라 더 아름답고 소중한 생화를 만지며 혼자만의 꽃놀이하는 시간은 몰입의 기쁨을 선물해주었습니다. 그러던 중 언제부터인가 마음속으로 ‘주님, 혹시 제게 성전을 장식할 기회를 주신다면 부족하지만 기쁨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기도한 것 같습니다. 그러고는 신기하게도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출석하던 교회의 성탄 장식을 맡아 달라는 권사님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듯이 하던 기도도 하나님께서 들어주신 것이죠. 그렇게 며칠 동안 집사님, 권사님들과 함께 무거운 기물과 성탄 장식용품들을 끙끙거리며 날라도 주님의 성전을 장식하던 그 충만한 기쁨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결과물들만 놓고 보면 그저 아름답게 보여 거친 일들과는 상관없는 것 같지만 (꽃)장식이라는 일이 보이지 않는 많은 육체 노동을 필요로 하거든요. 
  한국에 귀국하고 어느 분야의 봉사를 자원하나 고민하던 중에도 여전히 성전 장식에 대한 소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큰 교회에서 저같이 부족하고 꽃꽂이에 대하여 배운 적도 없는 사람이 할 수 있을까 부끄러워 마음속으로만 꽁꽁 숨겨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주일 목사님의 말씀 중에 똑같은 봉사라도 누군가는 힘이 들지만, 또 다른 사람은 기쁨으로 할 수 있다는 메시지에 용기를 얻어 순장님께 말씀드리니 얼마 되지 않아 전도사님께 연락이 오셔서 양남이 권사님과 함께 한 팀을 이루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직장에 매여 시간이 없는 저를 위해 권사님께서 꽃장 봐오시고 매주 꽃이 좀 더 오랫동안 싱싱하게 관리하는 일 등 거의 모든 것을 다 하시고 저는 아주 잠시 권사님을 따라 시든 꽃을 정리하고 다음 주일 꽃을 꽂을 뿐입니다. 
  그 시간이면 저는 어김없이 머릿속에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깨뜨려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닦아 드리던 마리아가 생각납니다. 어떤 사람은 시들어져 버릴 꽃장식에 헌금하기보다 구제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헌금하신 성도들의 순수한 주님에 대한 사랑과 감사가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더하여 매주 주어진 예산보다 훨씬 풍성한 장식을 하고도 남아 내일카페에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오병이어의 기적이 성전 장식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덩달아 그 은혜의 자리에 함께 있는 무리 중 한 명이 되고요. 기쁨으로 하는 봉사와 그로 인한 감사를 느낄 수 있는 자리에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가족: 정대영, 진온, 찬온, 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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