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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배우며, 함께 자라는 교사 < 초등2부 박상용 집사>

 

  “초등부 교사입니다. 초등부 교사로 섬기고 있어요”라는 소개는 “섬김”이라는 말이 주는 충실함과 성실함이 저와는 거리가 있는지 쉬이 입에 붙지 않네요. 그냥 초등부에서 여러 친구들과 지내고 있습니다.
  내일교회에 온 지도 열두 해가 지났습니다. 그동안 특별히 섬김의 자리에 나서지 않았어요. 아이들이 어리니 온전히 애들에게 집중하던 시기였기도 하지만, 그보단 스스로 점검해 본 내 믿음이 언제나 부족하고 초라했기 때문입니다. 내세울 것 전혀 없는 초라한 믿음은 저를 부끄럽게 만들고, 또 겸손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거절했습니다. 겸손으로 위장한 교만은 내내 그렇게 거절만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겸손이 교만이었다는 걸, 하나님이 부끄러워하지 않으시는 나를, 나는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건 그리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그 깨달음에 몇 가지 경험이 더해져 초등부 교사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초등 부장으로 섬기며 때마다 교사를 권했던 우리 순장님은, 자기가 부장을 내려놓은 해에 스스로 교사를 하겠다고 찾아온 저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요. 시험 들지 않으셨을까 걱정됩니다. 
  그렇게 우리 반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예준이, 지온이, 승기, 희재, 규민이, 은호. 이 아이들과 지내며 반짝반짝 하는 많은 순간들을 겪었습니다. 특별히 제가 아이들을 이끌고 있다는 생각이 안 들고 그냥 옆에 머물러 있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한 첫 공과공부 시간,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채로 “믿음”이라는 거창한 주제를 풀어보려 했습니다. “얘들아 너희는 하나님을 믿니?” 살짝 스친 황당함에 이은 망설임 없는 “네, 당연하죠!”라는 대답에 준비했던 많은 말들이 스르륵 흩어졌습니다. “그래 내가 니들한테 배워야겠구나.” 
  그렇게 머물러 볼 생각입니다. 언젠가 이 아이들이 내게 진지하게 무언가를 물어올 때, 잘 대답할 수 있도록 준비하며 기다리고 있을까 합니다. 예수님을 선생님으로 모시고, 아이들과 같이 배워보려고 합니다. 좀 늙은 학생이라 애들에게 놀림감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지만, 머리 하얗게 되도록 졸업도 못한 종오형님, 도용이형님, 천석이형님이 계시니 외롭지는 않을 겁니다.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18:20)”
  믿음의 길을 걷는 우리의 여정엔 분명 각자의 과정과 분량이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 시작은, 모이는 것이고 또, 함께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함께 할 수 있도록 곁을 내어준 초등 2부 지체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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