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에 지지 않아! 2126예친 <박혜선 집사>
갱년기에 지지 않아! 2126예친 <박혜선 집사>
기어다니며 저지레 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모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가족 모임을 하고 싶어도 이제 좀 컸다고 따라오는 아이가 없을 만큼 시간이 흘렀습니다.
교회에서 거리가 있는 동구 수성구 멤버들로 시작해서 지금은 월성동에서 하양까지 이르는, 아... 그야말로 지역을 넘어선 연령대로 모이는 예친이 되었습니다. 예전엔 부부가 같이 모였는데 지금은 남녀 별도로 모이고 가끔 날 좋을 때, 숟가락 얹을 기회 있을 때 같이 모이곤 합니다.
저희 예친의 자랑을 하나 꼽으라면 순장님의 리더십과 순종하는 순원들입니다. 남의 아픔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순장님의 긍휼함으로 순장님이 헤쳐모여 하면 어지간하면 손들고 참석합니다. 동대구역 근처 배식이나 교회 김장 같은데 말이죠. 아, 교회 김장때 찍은 사진으로 예친 사진 콘테스트에서 상도 받았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순장님이 쿡쿡 찌르지 않으면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면도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작년 여름방학 예친 숙제가 있었죠. 기독교 유적지 탐방. 저희는 순장님의 고향이자 첫 신앙의 시작점인 의성 탑리교회에 다녀왔습니다. 100년의 역사를 이어온 탑리교회에서 귀여운 여중생의 신앙의 첫걸음 흔적을 살펴보았지요. 순장님께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드렸습니다. 순장님은 혼자 기도하며 어린시절 신앙의 초석을 닦아준 교회에 작은 감사의 표시를 하고 나왔었나 봅니다. 다음 날이 주일이었는데, 순장님 학창시절 주일학교 교사셨던 분이 헌금함에서 익숙한 이름을 발견하고 너무 반가운 마음에 물어물어 순장님에게 전화를 주셨다고 합니다. 여전히 그곳에서 주님을 섬기는 선생님의 연락을 받은 순장님 마음은 어떠셨을까요? 저희 예친은 모두 감동의 도가니였답니다.
예친컨퍼런스에서 초청 강사님이 새들백 교회 얘기를 하셨었죠. 소그룹에서 선교를 가면 보내는 선교사로서 그 집 아이들도 봐주고, 집도 돌봐주고 한다고...다들 엄청 부러우셨죠. 하지만 저는 조금 부러웠습니다. 왜냐면 우리 예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저는 3부 성가대, 남편은 고등부를 섬기느라 2부 예배 시간에 저희 엄마를 돌볼 사람이 없어 제가 봉사를 멈춰야 하나 생각했을 때 저희 순장님께서 기쁜 마음으로 저희 엄마와 같이 2부 예배를 드려주시겠다 하셨습니다. 얼마나 살뜰히 보살펴 주는지 저희 엄마가 순장님 따라가서 살겠다고 할까봐 매주 조마조마 합니다.
어쩌다보니 예친 소개가 아니라 순장님 자랑글이 된 것 같은데요, 이것은 바빠죽겠는 저에게 이 글을 맡긴 순장님에 대한 저의 소심한 복수입니다. 그래도 저희 예친 자랑을 안할 수는 없죠?
보기만 해도 속 시끄러운 유치원생 교사로 그 누구보다 활력있는 신앙과 삶을 추구하는 추희연 집사, 손도 야무지고 속도 야무진 우리 예친의 열매이자 자랑 김은미 집사, 저렇게 남 배려하고 베풀다가 쓰러질까 걱정되는 자비의 여왕 오창희 집사, 저희 예친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예술가 패밀리 김소영 집사, 조곤조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젖어들고 있는 김유경 집사, 나 같은 바나바 있음 참 좋겠다 뻔뻔하게 얘기하는 바나바 박혜선 집사까지 저희는 참 좋은 예친입니다. 올해 순장님이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자며 통독 카톡방을 개설했는데 저희 예친 모두가 말씀을 통해 더 단단해지고 갱년기 따윈 우습지도 않은 영육간의 강건한 예친이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