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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이야기

 


 



우리 아이들은 꽤 늦게 잠자리에 드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아빠가 집에 돌아와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내일을 준비하느라 이것 저것 정리하다 보면
12시를 훌쩍 넘기게 됩니다.
성장 호르몬이야 어찌되었건 우리는 그렇게 늦은 밤까지 함께 합니다.
아무래도 늦게까지 놀다보면 체력의 한계를 넘길 때도 많습니다.
그래서 아주 늦은 밤에 씻기고 양치를 하려면
아이들 잠투정 때문에 가끔 곤욕을 치르게 됩니다
.
어제는 온유의 잠투정 때문에
결국 다 큰 아이를 침대에 눕혀서 양치질을 도왔습니다
.
 
"나 임신했을 때 오빠가 나한테 이렇게 했는데."
그 모습을 보던 명경이 내게 말했습니다.
"정말?"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생각나네요.
아내는 임신시절에 잠이 쏟아져서 신생아처럼 잠을 잤습니다.
당시는 아내가 직장에 다니던 시절이라 퇴근하자마자
소파건 어디건 머리를 대는 곳에서 골아 떨어지기 일쑤였습니다
.
충치가 생길까봐 아내를 달래고 달래다가 결국 침실에 대야를 들고 와서
양치를 시키고, 바가지에 입을 헹궈서 침을 뱉게 했습니다.
 
당시에는 남편으로 아내를 돌본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한 것 같은데
지금은 두 아이를 돌보느라 아내를 일꾼으로만 여기고 있네요.
그 때는 내가 아빠가 되고, 아내가 딸 역할이기도 했는데,
지금의 아내는 모든 걸 감당해야 할 엄마이기만 한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 아내를 더욱 사랑해 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내는 요즘 유난히 자신이 늙었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내가 찍어준 사진을 보면 예전에 비해 많이 늙었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아내가 여전히 예쁘다고 생각합니다.
신기하게도 결혼 한 후 시간이 흐를 수록 내 눈에는 더욱 예뻐 보입니다.
만일 정말로 아내가 늙었다면 그건 아이들을 돌보느라 그렇겠지요.
그렇다면 아내의 늙음은 아름다움입니다.
내게는 아내가 언제까지나 예쁘고 아름답습니다.


- 아내에게 잘 고치지 못하는 재미난 버릇이 하나 있습니다.
혼내고 있지만 혼내는 중에 자신도 모르게 수시로 아이들의 이마에 뽀뽀하는 것입니다.
진지하게 혼내며, 진지하게 뽀뽀하는 건 너무 웃긴 장면이라
그 때마다 정말 웃음이 빵 터집니다.
신기한건, 정말 본인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