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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이야기

 


 




우리 지역의 한 속회 리트릿을 다녀왔습니다.
용인의 어느 펜션이었는데, 네비가 계속 이상한 길을 가리켜서
결국 두 시간이 넘게 차안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덕분에 차 안에서 나는 주님께 어떤 말씀을 나누어야 할지를 질문했습니다.

속장님은 몇 주전, 지역밴드모임 때 함께 기도하며 방언을 말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몇 주동안, 속장님은 주님과의 교제를 '너무 행복하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속회원들에게도 같은 은혜를 나누고 싶다며
이번 리트릿에 저를 불렀습니다.

펜션에 도착했고, 함께 저녁만찬을 나누었습니다.
8시쯤 마무리하고, 아이들을 재우고 찬양하며 예배를 시작하는 것이 예상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늘 우리의 바램을 따라주질 않습니다.
그래서 아내 명경이 여덟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작은 방에 들어갔습니다.
아내의 덕분에 우리는 조용한 시간을 허락받았습니다.

나는 속회원들에 대한 아무 정보가 없었습니다.
그저 주님께서 주시는 감동을 따라 말씀을 나누고, 기도회를 인도했습니다.
가정의 온전함과 영적전쟁, 아버지의 마음..
두 시간 반이 넘는 긴 시간동안 모두들 잘 따라주었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이미 속장님으로 섬기시는 분들은 준비가 된 분들이라
주님이 주시는 은혜속에 하염없이 울기도 하시고 새로운 영역 가운데 기도하셨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중에 몇 분은 거의 새신자와 다름없던 분이셨습니다.
주님께서 인도해주신 것이 맞구나. 나는 감격했습니다.

모두가 소리내서 기도하는 중에 A형제는 아주 조용히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주님, 이제 제가 주님을 알고 싶습니다. 우리 가정이 함께 주님을 알아가길 원합니다."
엄청난게 대단한 고백이 아닌데도 주님은 즉시 A형제를 격려하라는 감동을 주셨습니다.
감동에 순종했을 때,  뜻밖에도 A형제의 눈에서 눈물이 후두둑 쏟아졌습니다.
기도 모임을 다 마치고, A형제와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제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실 때 다시 한 번 눈물을 흘리십니다.

그 분은 친척들과 주변에 목사님도 몇 분이 계시지만,
자신은 10년이 넘도록 교회를 다니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도하는 법도 몰랐고, 기도하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그저 아내의 부탁으로 가정의 평화를 위해 이곳에 왔다고 합니다.
정말 불편한 자리라서 도망치고 싶었지만 인간적인 의리로 앉아있었습니다.
첫 번째 기도, 두 번째 기도. 시간이 거듭할수록 자신도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마음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자신의 입을 열어 기도하는 그 순간, 내가 그 분께 격려한 것입니다.
"주님은 형제님이 이렇게 기도하는 것에 대해 정말 기뻐하십니다."
하나님의 놀랍도록 정확한 타이밍에 나는 정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우리가 돌아간 후, A형제는 자신의 아내에게 결혼 후 처음으로 신앙적 고민을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세계관의 충돌이 생긴 때문이겠지요.
이제부터 주님께서 하실 일이 기대됩니다.

기도회를 마치고, 아내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더니 새벽2시가 넘었습니다.
아이들 여덟명을 두시간 반동안 돌보느라 아내는 녹초가 되었습니다.
잠든 아내를 보니, 아내의 역할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 어린 아이들이라 엄마가 보고 싶다고 울기 시작하면 좀처럼 통제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얼마나 신나게 놀았던지 기절한 것처럼 잠들었습니다.

새신자인지도 몰랐고, 아직 말씀을 다 받기에 준비도 안된 분들인지 몰랐기에,
내가 너무 강한 이야기들만 쏟아낸 것만 같아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염려가 되었습니다.
혹시나 실족하거나, 마음이 상한 분들이 계실까봐 기도하게 됩니다.
하지만, 내 생각과 염려까지도 주님께 올려드립니다.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책임질 수도 없기에 나는 그저 내 몫을 섬기고, 순종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