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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이야기

 


 


 


약속했던 원고를 미루고 미루다가
더이상 미룰 수 없어서 오늘부터 책상에 다시 앉았습니다.
제가 집중할 수 있도록 어제부터 아내는 아이들과 함께 처갓집에 머물고 있습니다.
늘 함께 였는데 오랜만에 며칠을 떨어져 지내게 되었습니다.
단 며칠이지만
집이 너무 조용합니다.


 


내가 책상에 앉아 있으면
온유는 방문을 쾅. 하고 열며 이렇게 외칩니다.
"여긴 내 놀이터다!"
"아니라니까, 온유야, 여긴 아빠가 작업하는 곳이야."
"아니다. 여긴 우리 놀이터다! 으하하하!"
그러면 온유 뒤에서 소명이가 씨익 웃으며 등장합니다.
소명이는 프린트 버튼을 마구 눌러대고,
온유는 아빠가 앉은 의자를 흔들고 빙글 돌립니다.
정말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맙니다.
그러면 엄마가 정의의 사도처럼 나타나서는 두 아이를 끌고 방을 나갑니다.


 


그네 들이 떠나가고
조용해진 방에서 혼자 커피를 내려 마시고 있습니다.
집이 너무 조용합니다.
조용한 공간을 그리워했지만
그보다 아내와 아이들이 더 그립습니다.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온유가 짠. 하고 나타날 것 같습니다.
"여긴 내 놀이터다!"


 


우리 딸, 온유
종이비행기 타고 잠깐 날아와
아빠가 앉은 의자를 흔들어 주지 않겠니?


 


 


언젠가, 주님과 함께 하던 시간이
만져지지 않을 때
그 시간을 얼마나 아파했는지 모릅니다.
그 때 주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라면
다른 어떤 결핍도 감당할 수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함께 할 때는 알 수 없는 것들이
빈 자리를 통해 더 크게 느껴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