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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이야기

 


 


 


어제는 병석형을 만나러 카페 나니아로 향했습니다. 
카페 나니아는 후배 경조가 카페로 운영하다가 지금은 작업장으로 운영하는 곳입니다.
병석형은 피시전문가이지만, 오랜 쌀집배달과 고난한 삶으로 인해 비관한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후배 경조의 수고로 이곳에서 얼마간 거주하고 있습니다.
주님이 주시는 감동을 따라 아이들과 아내와 동행했습니다.
후배들과 대화하고 기도하는 동안에도 아이들은 웃음이 되어 주었고
준일이와 현주는 자상한 삼촌과 이모가 되어 주었지요.
아내는 부지런히 형과 대화하며 귀를 열어 주었습니다.
형은 아내에게 몇 달이 넘도록 누구와도 대화하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고 합니다.
아내는 그의 소리에 귀 기울여 주었고
그는 특유의 재밌지 않은 농담을 쏟아내서 제게 핀잔 아닌 핀잔도 들어야 했지요.

며칠전, 아내가 내게 물었습니다.
"병석형을 우리집에 모시면 어떨까?"
하지만 형의 미래를 위해 긴 시간을 두고 기도하고 살펴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의도가 늘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아이의 엄마인 아내가 꺼내준 말은
가슴 뭉클할 정도로 감사했습니다.

몇 년전, 제자훈련 기간에 아내가 종일 속상에서 울었던 적이 있습니다.
'힘든 사람이 있을 때 우리집에 데려와 돌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내는 주님에 대한 사람으로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어린치기로 대답한 것처럼 여겨져서 속상했던 것입니다.
그 날 아내는 내게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쉽지 않을 것을 각오하고 대답했는데.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답했는데.."
그 때 나는 이렇게 권면했습니다.
"너가 진심이라면 지금 속상해 하지 말고 나중에 하나님께서 그런 섬길 기회를 주시면
그 때 잘 돌보고 섬기면 되는거야.
그러면 말한 그대로 너가 살게 되는 거야.
그 때는 너가 정말로 그렇게 대답할 자격을 얻게 되는거야."

언젠가 지인과 나누었던 대화처럼
하나님께서 주신 부담감을 즉각 순종하게 되면
기쁨이 가득하지만, 머뭇거리면 주님을 묵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부담감을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내의 고백이 내게도 기쁨이 되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후배 경조와, 작업장, 함께 하는 이들을 맘껏 축복하며 기도했습니다.
쉽지 않은 인생, 투쟁과 이들의 교제속에 분명 하나님의 기쁨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