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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이야기



내 인생에 누군가가 벌칙을 준다거나 장난을 치려 한다면
가장 피하고 싶은 게 시간을 되돌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간이 바로 학창시절이고, 수능 시험입니다.
지치고 힘든 시간을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입니다.
내가 다시 인생을 되돌려서 수고한다고 해서
지금보다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있거나
보장받을 수 없는게 우리의 인생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나는 수능 시험을 두 번 치뤘습니다.
한 번은 마지막 답안을 주룩 내려 썼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시험에서는 가고 싶은 대학의 신체검사에서 떨어졌습니다.
당시에는 운명의 장난 같았던 이런 에피소드들이
지금 이 순간에는 후배들을 격려할 수 있는 근거가 되어줍니다.
가장 중요한 인생의 고비이지만, 지나고 보면 웃음으로 넘길만한 것입니다.

나는 지금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림도 그리고 있습니다.
만약 다시 수능을 치를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가 전공한 국제통상학 대신 사진이나 미술을 선택할까요?
나는 결코 그러지 않을 것입니다.
공부를 더 많이 해서 법이나 의학을 전공할까요?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솔직히 우리의 인생은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우리가 생각하는데로 그려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인생이 우리가 좌절하는만큼
수능시험을 잘 못 치면 망하는 인생을 사는 것처럼 단순한 것도 아닙니다.

이제 몇 시간이 지나면 수능을 마치고
학생들은 교문을 나올 것입니다.
수고한 모든 이들이 각각 흡족한 결과를 얻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시험을 아주 망하는 경우라도
그것이 인생의 유일한 통로는 아닙니다.
만약 정말 그 인생이 실패하게 된다면
시험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실패한 마음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은 얼마나 근시안적이며 계산적인지 모릅니다.
내가 불안해 하는 많은 두려움은 '내일을 알지 못한다'는 데서 오는
불확실 때문에 생겨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내일을 알지 못하고, 내 인생의 계획을 전혀 알지 못합니다.
실패는 실패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실패는 정류장일 뿐입니다.

B(출생)와 D(죽음) 사이에 C(선택)가 있다는 말로
인생에서 선택의 중요를 강조합니다.
나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장의 성공과 실패가 선택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여기서 중요한 선택은 성공한 후, 실패한 후에 내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 방점이 찍힙니다.

여러분의 생명은 이런 시험의 성공과 실패로 저울질할 수 있을만큼 가볍지 않습니다.
내일은 또 다른 내일의 인생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을 위해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