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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이야기


 


 


나는 결혼에 대한 두려움이 아주 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가 하는 일이라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입에 단내 날 때까지 쏘다니는 것,
그렇게 쏘다니다 길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
그게 전부였으니까.

남들 보기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나는 스스로 그 삶에 당당했다.
왜냐하면 그 일이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위한 일이라 믿었고,
그 길 위에 내가 서 있을 때 하나님은 내게 있어야 할 것들을
채우시는 분이시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신실하신 약속을 하신 분은 다름 아닌 하나님 내 아버지셨다.
나는 그 삶에 만족했고 감사했다.

하지만 만일 내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진다면
그 때도 만족하고 당당할 수 있을까?
내가 좇는 이상을 위해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까지
그 방식을 함께 감당해야 한다면 그들도 나처럼 행복해 할 수 있을까?
아내는 나를 사랑하기에 그 삶에 동의할지 모르겠지만
내 아이가 배고파 울고 있을 때 나는 어찌한단 말인가?
그때도 나는 그렇게 삶을 살 수 있을까?
혹시 그럴 수 없을까봐,
그래서 그들 앞에 당당할 수 없을까봐,
나는 사랑하고 결혼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두려웠다.

어느 가을, 연변에 촬영을 갔을 때 하나님께 처음 그것을 고백했던 것 같다.
“하나님, 전 이 생활이 전혀 힘들지 않아요.
왜냐하면 당신이 내 아버지 되시기에
나는 이 삶이 너무나 즐겁고 감사합니다.
하지만 결혼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아내는 제 이런 삶을 동의할 지 모르지만,
제가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의 배고픔을 나 몰라라 할 수가 없잖아요.
가진 것이 없더라도 하나님만 바라며 살고 싶은데,
결혼을 하면 저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것처럼 나도 무언가
준비가 되기 전까진 사람을 만나고
결혼을 한다는 것이 사치처럼 여겨졌다.

일 년이 지난 어느 날, 하나님은 내가 던진 질문에
아주 간단하게 답을 주셨다.
“네가 이 삶이 힘들거나 지치지 않는 것은
내가 너의 아버지가 되기 때문이라고 그랬지?
그렇다면 네가 결혼했을 때
나는 네 개인의 아버지에서 너의 가정의 아버지가 된단다.”

아! 이 간단한 진실이 내 안의 두려움을 몰아내버렸다.
내가 우리 하나님을 얼마나 작게 여기고 있었던가?
하나님이 내 아버지로서 나를 사랑하시고 지키시는 것과 동일하게
내 가정의 아버지가 되어 주신다는 것.
그 믿음이 나를 얼마나 자유롭게 했는지 모른다.
내가 주님 한 분으로 충분하다고 고백하는 그 믿음은,
내가 가정을 이루어도 동일한 고백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