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요셉이야기

 



 


 


 


대부분의 예비부부처럼 우리도 결혼을 준비하면서 갈등을 겪었다.
나는 전형적인 남자로 한 번 밖에 없는 결혼인데 결혼식 비용은 줄이고  
여행이나 구제, 혹은 공부나 결혼 이후를 생각하자는 주의였고,  
명경은 전형적인 여자로 한 번 밖에 없는 결혼인데  
특별한 결혼식을 하고 싶다는 주의였다.

그래서 연애를 하는 도중 한 번도 싸울 일이 없던 우리는 자꾸만 마음이 상해갔다.  
나는 속상한 마음에 잠 못 이루며 기도를 드렸다.
“아버지, 단 몇 시간의 결혼식 행사에  
돈을 낭비하는 것이 얼마나 소모적인 일인가요?  
차라리 그 돈을 모아 힘든 사람을 돕는다면  
그게 더 가치있는 일 아닌가요?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면 가르쳐 주세요.”

하나님은 내 기도를 들으시고 조용히 말씀하셨다.

“요셉아, 네가 방금 말한 것들이 틀린 것은 아니란다.
하지만 옳은 것이 다 내가 기뻐하는 것도 아니란다..”

“네? 옳은 것이 다 하나님의 뜻이 아닌가요?”

“많은 사람들이 옳고, 그름에 목소리를 내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그것 너머  
아비의 마음을 구하고 순종하고 행동하는 것이란다.
너도 결혼을 준비하면서 아버지의 마음을 구하지 않았니?”

그랬다, 나는 결혼을 준비하며 아버지의 마음을 구했었다.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그 때는 아버지로서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 더 알 수 있겠지.’
라고 고백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이 아니라 막연한 미래에 속한 일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언제, 어디서나  
‘지금의 모든 상황에서’ 당신의 마음을 구하라고 말씀하셨다.

“네 아내가 될 명경이의 인생, 그 삶을 가만히 생각해보렴.”

다시 무릎을 꿇고  
‘지금의 아버지 마음’을 구했다.  
그러자 내 안에 명경이의 마음과 그녀의 지난 삶들이  
마치 슬라이드 필름처럼 스쳐지나갔다.
그제야 명경이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요셉아, 같은 남자라도 네가 신랑의 입장이 아니라  
돌아가신 명경이의 아버지라면, 그래도 지금 같겠니?
네 딸에게 너는 어떤 결혼식을 선물해 주고 싶니?”

하나님의 이 질문에 어느새 난 명경이의 아버지가 되어 있었고
아버지의 마음이 내게 부어지자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명경이의 고등학교 때,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었다.
그 후 십 년이 넘는 세월동안 명경이가 보낸 시간들..
그녀는 외롭고 그리운 시간들을 지나  
이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만약 명경이의 아버지라면
‘그동안 수고한 내 딸에게 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축복받을 수 있는 아름다운 결혼식을 선물해 줄 수 있을까?’
만을 고민하지 않았을까?
명경이에게 아름다운 결혼식은 큰 격려와 위로가 될 것이다.  
그것은 명경이 아버지가 가지셨을 마음 이전에
하나님 아버지께서 당신의 자녀에게 주기 원하시는 위로이며 기쁨이리라.

나는 하나님이 깨닫게 해주시기 전까지는  
옳고 그름을 분간할 수 없는 철저한 맹인임을 고백한다.
그러나 내가 아버지의 마음을 구할 때마다 그 분은 당신의 마음을 나누어 주셨다.
그날 이후, 우리의 결혼 준비는 물 흐르듯 진행되었다.
결혼 준비를 거의 끝낼 무렵까지도 나는 아버지의 마음을 묻고 구하며 가슴에 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