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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이야기

 


 


 


#1


새벽 4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입니다.
내일 강의를 준비하느라 늦어버렸네요.
내일은 캠프장에서 불우아동들에게 사진기를 나눠주고,
그들에게 사진을 가르치고 함께 사진찍는 일을 맡았습니다.


 



대상이 초등학생인데다가
환경이 매우 불안한 이들을 모아놓아서
주의가 산만할까봐 서툰 솜씨로 파워포인트를 만들었습니다.


 


언젠가 읽었던 책 <비즈니스 언리미티드>라는 책에서
저자 군나르 올슨은 자신의 제품과 공장에
매일 주님의 이름으로 선포했다고 말합니다.
저도 가끔 카메라에 대고, 작업하는 컴퓨터에
오늘은 파워포인트에다가 주님의 이름으로 선포합니다.
피조물들이 거룩한 하나님의 일 가운데 굴복할 것을 명합니다.


 


내일, 믿지 않는 그들에게 나는 무엇을 말해야 할까요?
희망 없는 그들에게 나는 무엇을 건네야 할까요?


 


며칠전 누군가 제게 질문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요?'


 


사진을 잘 찍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조리개와 셔터속도, 구도와 노출과 같은 개념들입니다.
하지만 사진을 찍는 방법을 잘 안다고 해서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좋은 사진이 보기 좋은 사진을 뜻하지도 않습니다.
좋은 사진이 보기 좋은 사진이라면 예쁜 모델과 예쁜 풍경이 있으면 그만이겠지요.


 


모두가 같은 풍경을 보아도 각자가 바라보는 풍경은 다릅니다.
저는 각각의 사진이 다 좋은 사진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자기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마음'과 감각을 익히면
자신만의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겠네요.


 


저는 그 '마음'을 우리 주님이 조성하신다고 믿습니다.
마음을 조성하시는 우리 주님,
내일 어린 영혼들의 마음을 만나주세요.


 


#2


아이들과의 시간은 무척 좋았습니다.

강의를 하기전, 레크레이션 강사가 현란한 말솜씨로
아이들을 들었다 놨다하는 모습을 보며
잔뜩 주눅이 들었어요.
도망가고 싶은 마음으로 주님께 물었지요.
'초등학생은 무리일까요?
괜한 시간을 맡은게 아닐까요?'
모인 아이들 대부분이 부모님은 계시지 않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사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일부는 ADHD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나머지 얼마는 진단을 못 받았을뿐 다른 여러 증상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최소한 떠드는 아이들보다는 목소리가 커야할텐데요..
'주님, 도와주세요.'

그런데, 놀랍게도 2시간 30분이 넘는 시간동안
아이들이 보여준 집중력은 대단했습니다.
물론, 중간 중간에 선물공세를 펴기도 했지요.
집에서 나서는데 주님이 주시는 감동을 따라서
제가 쓴 책과 엽서들을 가지고 갔어요.
'좋은 사진은 어떤 사진일까요?'
'잘 사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정답 없는 질문에 아이들은 하늘 높이 손 들었지요.

꿈을 찍어오라는 말도 안되는 숙제에
이파리 네 개를 모아 네잎크로버를 만들기도 했고
자기 곁에 계신 멘토선생님을 찍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늘과 구름, 나무까지도..
자신의 꿈을 소개하는 시간에
아주 조그마한 여자 아이 하나는
제가 이야기했던 아프리카에 우물을 자신도 만들어 선물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럽던지요.

강의와 촬영을 모두 마치고 짐을 정리하는데
아이를 돌보던 멘토선생님 몇 분이 인사합니다.
"은혜로웠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조금 당황했습니다.
캠프에서의 강의가 은혜로웠다니요.
선생님은 자신이 크리스찬임을 알려주셨습니다.
하나님, 예수님, 십자가, 보혈, 이런 단어들은 없었지만
우리의 모든 시간에 주님은 당신의 은혜의 빛을 비추어 주고 계셨나봅니다.
주님, 감사해요.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