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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이야기

 


 


 


오랜만에 봉천동 고개를 올랐습니다.
몇 년을 이런 고개나 골목을 걸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누구를 만날까? 어떤 풍경을 만날까?
길을 걸으며 기도하고, 기도하고 주변을 두리번 거렸습니다.
그렇게 만난 한 사람은 기도 응답이라 생각했습니다.
어느 지하방에 살던 때는
앞 마당에 텃밭을 가꾸던 할머니와 사귀어
봄나물을 잔뜩 얻어온 적도 있습니다.

골목에 웅크린 사람들에게
괜히 말이라도 걸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이젠 쑥스러워 혼자서 머뭇거리다 지나치곤 했습니다.
낡고 후미진 난간 아래서 길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큼지막한 곰 인형에 녀석이 기대어 쉬고 있었습니다.
상처 많은 나그네를 품어주는
녀석의 너른 품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