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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이야기

종일 노느라 피곤했던지,
어젯밤에는 온유가 유난히 짜증을 많이 부렸습니다.
눈에 눈물이 가득해서 찡얼찡얼거리는 온유를 달래고, 또 달래며
왜 우냐 그랬더니
카드를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온유가 말하는 카드는 며칠전에 친구 가윤이네서 가져온
증정용 포스트잇입니다.
쓰다만 포스트잇이라 가윤이 엄마의 메모.
예를 들면 사진부착, 자격증공부 같은 글자들이 써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 카드가 없어져서 온유가 벌써 몇 십분을 울고 있습니다.

늦은 밤, 저인망 수색작전을 펼친 끝에
이불 주름 사이에서 겨우 카드를 찾아내서 온유를 달랠 수 있었습니다.
온유는 언제 그랬냐며 기뻐했지요.

온유에게 일렀습니다.
"온유야. 정말 울 것 가지고 울어야지
이런건 다음에 또 잃어버려도 우는게 아니야.
만약 잃어버리면 아빠가 요 앞에서 금방 사다줄 수도 있으니까
이런 걸로는 온유가 짜증부리지도 말고, 울지도 않았으면 좋겠어."

"아빠, 이건 온유에게 소중한 거야.
이건 가윤이가 나한테 선물로 준거란 말야."

온유의 말에 갑자기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온유가 소중하게 여긴 건은
선물 받은 '물건'이 특별하거나 진귀해서가 아니라
친구에게 받은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소중함을 돈으로 환산하려 한 제가 갑자기 부끄러워 집니다.

오늘도 아버지는 우리에게 많은 선물을 주십니다.
그것을 감각적이거나, 실용적으로만 접근하려 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작아 보이는 것으로도 크게 기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용도에 관심 있지만,
주님은 우리의 관계에 보다 관심 가지시기 때문입니다.
내가 매일 기도하는 제목중 한 가지는
마음을 만드신 주님께서, 오늘도 내 마음을 빚어주시길 기도합니다.
오늘, 내 마음이 주님을 경외하고, 기뻐한다면 나는 이미 모든 것을 가졌습니다.
보기에 아무리 작아 보여도, 당신이 내게 주시는 모든 것이 내게 특별합니다.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시6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