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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이야기

 


 


수업을 마치고, 화구재료를 사기 위해 고속터미널에 들렀는데
마침 근처에서 일을 보던 선배가 집까지 차로 태워다 주기로 했습니다.
갑자기 비가 내리고, 캔버스 하나만도 크기가 커서 무겁고 불편했는데
선배 덕분에 편안하게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차 안에서 선배와 나누는 대화들이 사뭇 진지했습니다.
순간 이야기가 더 길어져야 하지 않을까를 고민했지만
오늘은 집으로 서둘러 들어갈 것을 결정했습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서 아직까지 아이들의 얼굴도 못 본 것이 이유입니다.
그래서 다음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습니다.

내일 할 일까지 오늘 밤에 다 해치워 버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주님이 주신 마음의 감동이 있어서
선배에게 이것을 나누었습니다.
"실용적인 관점에서는 바보같지만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함께 해주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는 너무나 중요한 것 같아."

언젠가 주님은 내게 그것을 부탁했습니다.
집을 나갈 때, 들어올 때 아이들을 안고 기도해주는 것,
잠들 때 아이들의 머리에 손을 얹어 축복해주는 것들.
3살 된 소명이가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가
내 손에 자기 머리를 들이밀때면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모릅니다.
주님은 내게 얼마나 긴 시간을 함께 해주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바쁜 시간에도 아내와 자녀와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려는 
내 마음의 진심을 알게 해주는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아내가 며칠전 말했습니다.
"만약, 그리스도의 마음이 있는 곳이 선교지라면,
내가 아이들과 보내는 평범한 일상은
선교사를 키워내는 선교지인 것 같아."
아내의 고백이 내 안의 울림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어느새 평범한 일상이 선교지가 되었고,
장난꾸러기 어린 아이들이 선교사가 되어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전도서 말씀이 있습니다.
"작고 인구가 많지 않은 어떤 성읍에
큰 왕이 와서 그것을 에워싸고
큰 흉벽을 쌓고 치고자 할 때에
그 성읍 가운데에 가난한 지혜자가 있어서
그의 지혜로 그 성읍을 건졌다.
그러나 그 가난한 자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다." (전9:14-15)

오늘 보내게 될 모든 평범한 일상속에 옳게 분별하고
지혜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주님 도와주세요.
그래서 무너져 가고 있는 이 성읍들에
우리의 작은 일상과 순종을 통해 주님의 나라를 세우세요.
사람들이 기억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주님이 우리를 아시면 충분합니다.
주님의 지혜와 모략으로 이 아침을 채워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