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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이야기



"아빠, 나 예수님 저금통에 동전을 넣을때는 꼭 기도한다."

온유에게는 두 개의 저금통이 있습니다.
하나의 저금통에는 온유의 이름이 붙어 있고,
또 하나의 저금통에는 예수님의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온유가 착한 행동을 하게 되면
동전을 하나씩 줍니다.
그러면 온유는 어느쪽 저금통이든 자기가 결정해서 넣습니다.
온유가 예수님께로만 향하면,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거기에 칭찬을 덧붙이며 온유의 저금통에 넣으라고 또 하나의 동전을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온유의 저금통이 쪼개질 뻔 했습니다.
깜짝 놀라서 사정을 들었더니
온유가 저금통을 털어 온 가족에서 버블티를 사주겠다고 했답니다.
감질나게 한 잔을 네 명이서 한 모금씩 나누어 먹어야 하는 아빠의 결정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쨋든, 아직 다 차지도 않은 저금통을 버플티 얻어 먹자고 깨자니 아까워서
간신히 아이를 설득했습니다.

"아빠, 나 예수님 저금통에 동전을 넣을때는 꼭 기도한다."

대화를 하다가 불쑥 튀어 나온 온유의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어떤 기도를 하는지 궁금해서
그 때부터 온유를 회유(懷柔)하며 어떤 기도인지를 캐묻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온유가 좋아하는 코코팜을 동원해서야 겨우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같은 기도를 하는 건 아니야.
그냥 할 때마다 다른데,
집 없는 아이는 집을 얻게 해달라고 기도해.
밥 먹는 친구는 밥 먹게 해달라고,
아빠 엄마 없는 친구들은 아빠 엄마 가지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아프리카에 있는 친구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온유에게 저금통을 처음 만들어 줄 때가 1년 전입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글자를 몰라서
저금통에 적힌 글자를 가르키며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온유야 이 저금통은 예수님이라고 적어 놓았어.
여기에 돈을 모으면 예수님이 좋아하실 만한 데 쓸까?
불쌍한 친구들 있지? 그런 친구들도 도와주고.."

고작 일 년 사이에 아이는 이렇게 많이 자랐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신기하게도 글자를 직접 읽을 수 있게 되었고,
돈이 어떤 용도인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 두 저금통에는 동전이 반도 차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미안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저금통이 차지 않은 이유는
아이가 좋은 행동을 하지 않았다기 보다는
내 칭찬이 그만큼 인색했던 까닭인 것 같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온유에게 더 많은 칭찬을 해줄 걸 그랬습니다.
예쁜 공주 그림을 그린 온유에게
드레스와 머릿결을 예쁘게 그렸다고 칭찬을,
불편한 안경을 불평없이 잘 끼고 있어 주어서 칭찬을,
오늘 아프지 않아서 주어서, 아빠를 꼬옥 안아 주어서,
예수님을 사랑해 주어서 칭찬해 주어야 겠습니다.

그렇게 모은 동전으로도,
동전이 가득해진 저금통으로도
집 없는 아이는 집을 얻게 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빠 엄마 없는 친구에게 아빠 엄마가 생기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에 있는 친구들은 여전히 절망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가 동전을 하나씩 넣을 때마다 드리는 기도,
하나님은 당신의 방법대로 아이의 기도를 통해 아름답게 이루어 가실 것입니다.
나는 그것이 기대되고, 때문에 미안해서 눈물 흘린 것입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이유들로 기도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주지 못한 것이 미안해서 말입니다.


* 나중에 녹취하며 인터뷰했어요.
www.lovenphoto.com/afri.mp3

"예수님꺼에만 기도할래."

"아니야, 온유꺼에도 기도해도 돼."

"내꺼는 아무거나 사도 되는데
이거는 아프리카에 있는 친구들
밥 못 먹는 친구들, 그거 필요한거 사줄거야."

"그거 필요한 거 사주는데
온유가 온유 저금통에 넣을때도 같이 기도하는거야.
하나님, 저도 꼭 필요한 거 사게 해주세요.
버블티가 먹고 싶으면,
하나님 이걸로 버블티 먹게 해주세요라고.
그러면 (동전 넣을게) 온유가 기도해봐"

"예수님, 아프리카에 있는 친구들,
밥 못 먹는 친구들 밥 먹게 해주세요.
아프리카에 있는 집 없는 친구들 집 생기게 해주세요.
엄마 아빠 없는 친구들 엄마 아빠 생기게 해주세요.
아프리카에 있는 친구들 모기와 파리에 안 물리게 해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온유야, 온유가 이렇게 동전 넣을 때마다 기도했어?
아빠는 몰랐어. 오늘 처음 알았어."

"언제 소파 뒤에서 돈 넣고 작게 기도한 적 있어."

"왜 작게 기도했어?"

"누가 왔었어."

"잘했네.."